이처럼 GTX는 대규모 승객의 이동을 책임지는 교통수단으로서 전동차의 운행 안전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최고속도 180km/h, 표정속도 100km/h로 운행하는 준고속열차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차량이 항상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는 데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현대로템은 20여년간 축적해온 광역철도차량과 고속열차 개발 노하우를 GTX 전동차 제작에 오롯이 투입하는 한편 2018년부터 본격화한 스마트 유지보수체계 기술을 집대성해 GTX-A 노선에 적용했다. 고도화된 철도차량 유지보수 기술인 ‘상태 기반 유지보수 시스템’과 AI 딥러닝 이미지 프로세싱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실시간 열차선로 감지 기술 ‘시설물 모니터링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두 가지 기술 모두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과 연동해 GTX 철도차량 및 철도 인프라를 최적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차량 내 통합 이더넷 네트워크 및 5G/LTE 네트워크를 활용해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탑승객에게 운행 정보를 제공하는 LCD 디스플레이 시스템도 살펴보기로 한다.
1초마다 차량 상태 확인하는 스마트 신뢰성 모니터링 시스템
철도차량의 컨디션은 승객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점검과 사후 분석 및 유지보수가 요구된다. 이를 위한 효율적인 관리 체계는 철도차량을 생애주기 내내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고, 나아가 관리비용과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현대로템은 철도차량의 유지보수 체계를 최적화하기 위해 2018년부터 연구에 착수해 2020년 ‘상태 기반 유지보수(Condition Based Maintenance, CBM)’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 무선네트워크,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활용한 이 시스템은 ‘실시간 열차 모니터링’에 따른 상태 기반 유지보수와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예측 유지보수가 모두 가능한 플랫폼이다. 차량은 통합 이더넷 네트워크로 각종 센서와 데이터 수집 장치를 연결한 뒤 주요 장치로부터 상태 정보를 수집한다. 수집된 정보는 5G 네트워크 송수신기를 통해 지상 서버로 전송되고, 지상 기지는 서버에서 실시간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량 운용에 필요한 조치 및 유지보수를 수행한다.
모든 정보는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전송되기 때문에 운행 중에도 신속하게 차량 상태에 기반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차량 상태 정보와 이에 따른 유지보수 이력을 축적해 구축한 빅데이터는 진단조치의 정확성 향상과 함께 유지보수 주기 예측 및 최적화에 활용된다. 이를 위해 GTX-A의 SMART 신뢰성 모니터링 시스템은 아래와 같은 21가지 장치로부터 정보를 수집한다.
주요 장치로부터 수집하는 정보는 크게 5종류이며, 수집된 각 장치별 상태 데이터의 변화 추이는 장기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실제 고장(또는 비정상 거동)과 상태 데이터간 연관 관계를 분석해 최적화된 유지보수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스마트 신뢰성 모니터링 시스템이 주요 장치로부터 수집하는 정보의 종류
상태 데이터: 장치의 온도, 전류, 작동 여부와 같은 상태 정보
고장 데이터: 장치의 과전류 인가, 작동 상태 불량에 의한 장치 차단 등 정보
추적 데이터: 고장 발생 전후의 상세한 상태 정보
유지보수 데이터: 정비 이력, 교체 이력 등
차상 검수 데이터: 열차 운행 전 검사(PDT) 결과
* 제어기가 없는 장치(주변압기, 집전장치 등)는 추적 데이터 없음
* 차축 베어링 데이터는 지상에서 수집되므로 상태 데이터, 유지보수 데이터만 존재
GTX-A 전동차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주요 장치들은 이더넷(ethernet) 통신 네트워크로 통합 연결되어 있다. 철도차량 전용으로 개발된 국제 표준 프로토콜(TRDP, Train Realtime Data Protocol)을 기반으로 구성했기 때문에 시스템 구조를 심플하게 가져갈 수 있다. 통신 케이블 단일화로 유지보수성이 향상됐고, 연계된 장치들과 안정적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고속 전송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TCMS는 통합된 네트워크를 활용해 차량 내 주요 장치 21종의 상태 정보를 모니터링하며, 이더넷 통합 네트워크는 차량에서 취합된 정보들을 지상 장치와 무선 통신하면서 차량 상태 정보를 전송한다. 이처럼 빅데이터화된 차량 데이터를 활용해 효율적인 유지보수를 가능하게 한다.
데이터는 500ms 주기로 수집한 뒤 장치마다 1초 간격으로 TCMS 또는 RTD로 전송하는 ‘장치별 주기 전송’ 방식을 도입했다. 보다 많은 데이터가 전송되는 만큼 차량 상태 모니터링도 더욱 정교해지고 빅데이터의 정합성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전동차에서 수집한 상태 데이터는 5G/LTE 무선 통신장치인 RTD를 활용해 지상 기지의 CBM 서버로 전송된다. 열차 운행 중에도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전송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서버로 수집 완료된 데이터는 서버 내에서 데이터베이스화되어 특성에 맞게 분류되고 빠르게 검색 가능하도록 처리된다. 사용자는 PC에서 서버에 접속해 유지보수 이력이 추가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수집되고 축적된 빅데이터는 머신러닝과 딥러닝 등 AI 기술을 활용해 분류되고 예측되며, 시계열 분석을 제공한다. 이때 주요 장치별 상태 진단 알고리즘에 따라 고장 진단시 알람을 생성하고 관리하는 기능, 빅데이터 검색 엔진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환경 등이 제공된다.
지상 기지의 사용자는 크롬, 엣지와 같은 PC의 웹브라우저를 통해 서버에 접속할 수 있다. 데이터는 서버 내에 구성된 전용 플랫폼 소프트웨어로 확인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표, 차트, 색상 등으로 적절히 시각화해 차량의 현재 상태와 현황을 알기 쉽게 표현한다. 통계 정보는 물론 내장된 전용 로직을 활용해 주요 장치의 데이터가 자동으로 분석되기 때문에 현재 상태가 어떤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상태 기반 유지보수 시스템의 궁극적인 목적은 차량 데이터를 활용해 유지보수의 효율성을 향상하는 데 있다. 이는 단기간 수집된 데이터만으로는 수행하기 어렵다. 현대로템은 GTX-A 운영사와 협업해 8년간 운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작업을 통해 시스템의 신뢰성을 더욱 높여갈 예정이다.
AI 카메라 기술로 전차선과 레일 이상 감지하는 시설물 모니터링 시스템
GTX 전동차는 다른 시설물에 영향을 받지 않는 대심도를 운행하는 만큼 소음, 진동 걱정 없이 달릴 수 있다. 직선에 가까운 레일,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유선형 디자인, 효율 좋은 알루미늄 압출 차체 등에 힘입어 흔들림이 적고 부드럽게 가속하며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동시에 일반 지하철보다 두 배쯤 깊은 지하 40m 아래를 고속으로 달리는 열차인 만큼 안전운행에 보다 각별히 신경 써야한다. 현대로템은 GTX 전동차 앞뒤에 영상 장치 및 분석 장비로 구성된 ‘시설물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해 차량 운행 공간의 대표적인 주요 시설물인 전차선로와 레일(궤도, 선로)의 이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다.
전차선로는 전동차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레일을 따라 설치된 전차선과 이를 지지하는 시설물을 통칭한다. 전동차는 전차선과 구조물을 공중에 가선하는 가공전차(overhead line), 즉 카테너리(Catenary) 방식을 주로 이용한다. 그러나 GTX-A 노선에는 일반적인 카테너리 방식 대신 쇠막대기 형태의 강체강선을 사용하는 R-Bar 강체전차선로가 사용되고 있다.
GTX-A 전동차에 탑재된 시설물 모니터링 시스템은 크게 2가지 시설물, 즉 전차선로와 레일의 이상을 실시간으로 검사한다. AI 및 딥러닝 기반으로 이미지 프로세싱을 하는 비접촉-광학 카메라로 시설물 상태를 확인하며, GTX 전동차의 최고속도(180km/h) 주행 중에도 시설물 감지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감지 시스템은 GTX 전동차 앞뒤, 즉 TC1과 TC2 차량 지붕면에 설치돼 있다. TC1 및 TC2 차량 각각에 영상(카메라 및 조명) 장비와 라이다(LiDAR) 장비가 장착돼 있고, 역할도 저마다 다르다. 3D 스캐닝으로 물체를 인식하는 라이다 장비는 레일 주변 시설물 등의 이상과 위험 요소를 감지한다. 광학 영상 장비는 레일 및 주변 시설물의 상태와 전차선로의 이상 유무를 검사한다.
레일 검사는 TC1과 TC2에서 모두 진행된다. 레일 내에 장애물은 없는지, 주행 레일이 파손됐는지 여부 등을 살핀다. 전차선로 결함은 TC1에 설치된 별도의 광학 장비가 감지한다. R-Bar의 전차선 이탈 여부, 신축상태, 브래킷 처짐과 드로퍼 단선 여부 등을 살핀다.
TC1과 TC2에서 수집한 상태 정보는 차량 내 이더넷 네트워크를 통해 각각의 차상 통합 분석 장치로 전달돼 AI 딥러닝 이미지 프로세싱 과정을 거친다. 전차선로 관련 정보는 TC1의 차상 통합 분석 장치가, 레일 관련 정보는 TC2의 차상 통합 분석 장치가 담당한다.
차상 통합 분석 장치로 수집, 이미지 프로세싱 분석까지 마친 데이터는 TCMS가 수집한 열차 운행 정보, 검측용 타코미터 데이터와 함께 5G/LTE 네트워크를 통해 지상의 통합 관제 센터로 전송된다. 모든 분석 데이터는 철도 안전운행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실시간 이벤트 알람’ 형태로 전달되며, 상태 기반 유지보수 시스템처럼 지상 통합 관제 센터의 모니터링 장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더넷 & 5G 네트워크로 소통하는 37인치 LCD 디스플레이
GTX-A 전동차는 8량 1편성으로 최대 1,062명의 승객 수송이 가능하다(혼잡률 100% 수준). 10량 편성으로 1,576명 탑승이 가능한 서울지하철 1호선과 비교하면 쾌적한 탑승 환경이다. 하지만 도심 내 많은 거점을 연결하는 서울지하철과 달리 GTX는 정차역이 적은 광역급행열차로서 서울 도심 종착역(또는 출발역)에서 대다수 탑승객이 동시에 타고 내리는 특징이 있다.
승하차시 혼란을 줄이기 위해 GTX-A 전동차 출입구 도어는 여느 철도차량보다 폭이 넓다. 객실 내부 입구 주변도 효율적인 동선을 고려해 디자인돼 있다. 여기에 더해 각 차량마다 2개의 LED 표시기와 10개의 LCD 디스플레이가 마련돼 있다. 객실 내 승객에게 승하차에 대비한 충분한 운행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특히 와이드 타입의 LCD 디스플레이는 37인치의 큼지막한 화면을 활용해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통합 제어기로부터 각종 차량 운행 정보를 받아 속도, 객실 혼잡도, 객실 내 미세먼지 정보, 시간, 다음역 및 출입문 정보(열림 예고, 열림, 닫힘 예고, 고장)를 한글과 영문 그래픽으로 표시한다. 통합 제어기가 전송한 데이터를 받아 광고 영상을 송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LCD 디스플레이 역시 상태 기반 유지보수 시스템이나 시설물 모니터링 시스템처럼 IP 기반의 차량 내 이더넷 네트워크를 이용하며 통합 제어기를 통해 기능이 일괄 제어된다. RTD 시스템의 5G/LTE 네트워크를 통해 콘텐츠가 업데이트된다는 점도 눈여겨볼 특징이다.
운행 중에는 전체 노선도 및 관련 정보(시간, 혼잡도, 동영상) 등의 정보가 표시되고, 역에 도착하면 도착역 및 종착지를 번갈아 나타낸다. 각각의 정보는 승객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운행 관련 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미리 설계된 열차 운행 시나리오에 따라 다음과 같이 순차 제공된다.
철도차량의 유지보수 비용은 차량 생애주기에 발생하는 비용의 약 30%를 차지한다. 앞서 소개한 통합 네트워크 및 빅데이터 플랫폼에 기반한 고도화된 유지보수 기술이 수도권 교통 혁명을 이끄는 GTX 서비스의 심장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상태 기반 유지보수 기술은 자율주행 기반 신호체계 기술과 더불어 현대로템이 역점을 두고 있는 혁신 철도서비스 분야의 핵심역량 중 하나다. 현대로템은 앞으로도 ‘미래 선도기술 확보를 통한 글로벌 기술경쟁력 강화’라는 비전 달성을 목표로 다양한 철도산업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연구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