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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수소 모빌리티 개발을 위한 현대로템의 수소철차개발실

현대로템이 신개념 수소 모빌리티의 개발을 위한 시험실을 구축했다. 현재 액화수소 기반 기관차와 더불어 전동화 버스의 주행거리 연장용 트레일러 등을 개발하고 있는 ‘수소철차개발실’을 소개한다.

현재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는 ‘액화수소’란 기체 형태의 수소를 영하 253도 이하의 저온으로 냉각시켜 액체 형태로 만든 수소를 일컫는다. 기존의 기체수소 대비 부피가 80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연료탱크에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으며, 충전 속도 역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는 특징을 지닌다. 게다가 액화수소 기반의 기관차는 한번 충전으로 1,0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는 만큼, 액화수소의 안정적인 활용을 위한 기술 개발은 궁극의 친환경 모빌리티를 꿈꾸는 철도차량의 진화에 있어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도연)이 지난 10월 액화수소를 연료전지에 공급해 전기에너지를 출력 및 제어하는 조합시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철도연은 이를 기반으로 액화수소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과 액화수소 공급 및 고속충전 시스템을 개발해 왔다. 이 조합시험은 현대로템과 2021년부터 공동으로 이어온 ‘액화수소 기반 수소기관차 핵심기술 개발’의 성과이며, 이 기술이 완성되면 세계 최초의 액화 수소 기반의 수소 기관차를 실현시킬 수 있다.

현대로템은 이와 같은 수소 모빌리티의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왕연구소에 자체적으로 수소철차개발실을 신규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본 시험실은 수소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한 철도차량과 모빌리티를 개발하기 위한 곳으로, 수소공급 설비, 전원 공급설비, 고전압 배터리, 전자부하기, 냉각 설비 등을 갖춰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조합과 성능을 시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이곳에서 연료전지 출력, 수소 소모량, 효율 및 연료전지 제어기의 전력분배 제어 시험을 비롯해 통신 인터페이스 등의 설계 검증과 기능 및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현대로템 연구원이 연료전지 시스템의 시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수소는 기체 형태의 물질 중 가볍고 확산 속도가 빨라 취급이 비교적 어려운 물질로 손꼽힌다. 따라서 수소철차개발실에서는 국내 수소 안전관리 기관인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정해 놓은 기준에 따라 적합한 설비를 구축하고, 공급 압력이 낮은 상태에서 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로템 연구원들이 PMC 조합체의 시험 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현재 액화 수소를 연료로 한 수소 기관차 개발 뿐만 아니라, 수소전기트램 실증사업 및 전동화 버스의 주행거리 연장을 위한 수소연료전지 트레일러(FC-REEV: Fuel Cell ranged extended electric vehicle)의 개발도 함께 진행 중이다. 현재 시험실에는 해당 모빌리티 개발에 필요한 수소연료전지조립체(PMC, Power Module Complete)가 배치되어 있다. 이는 단독으로는 기동이 불가하여 수소와 산소의 공급을 위한 별도의 장치를 필요로 한다. 또한 화학 반응을 통해 생성한 전기를 필요한 전압 수준으로 승합하여 출력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연료전지는 열에너지를 발생시키는데, 별도의 냉각 장치에서 이를 통제해 조합체 내부의 온도를 낮춘다.

수소의 공급량에 따라 상이해지는 출력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시험실에서는 자체 개발한 연료전지 제어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연료전지 시스템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수소의 공급량과 연료전지의 전압과 전류, 출력 등은 물론, 배터리와 부하기의 원격 제어 기능과 동작 상태를 알 수 있다. 나아가 실제 차량 운행 시 공기정화량 및 이산화탄소 감소량 등을 예측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러한 기능은 향후 TCMS(Train Control and Monitoring System)를 통해 실제 철도차량에 적용하게 된다.

안전과 직결되는 수소 공급 설비인 만큼 안전성 강화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수소의 공급을 위한 배관과 배기 장치에 긴급 차단 장치와 같은 기본적인 안전 장치 적용은 물론, 다수의 CCTV를 설치해 화재와 연기 등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연료전지 시스템을 테스트하며 발생할 수 있는 가스 누출과 아크 방전 현상을 감지하기 위해 이동식 초음파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꼼꼼한 안전 시험 체계를 구성했다.

한편, 현대로템은 PMC 공급사인 현대자동차의 커미셔닝 시험을 통해 시험실의 안전성과 설비의 적합성에 대해 철저하게 진단하고 있다. 여기에는 내부 기온과 대기압과 같은 기본적인 시험실의 상태와 함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시험에 필요한 조건들을 점검하고 개선 사항을 제시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현대로템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보다 안전한 시험실 체계를 완성하기 위해 개선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지난 7월 연료전지 구성품에 대한 공인 인증 시험을 진행해 글로벌 시험 인증기관인 TUV SUD(기술 검사 협회)로부터 전기전도도 측정, 절연저항, 가스누설, 공기공급, 소음 등 총 16종 시험 항목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현대로템 기술연구소 최세영 책임연구원이 연료전지 시스템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수소철차개발실 구축을 통해 수소전기트램 실증화와 더불어 FC REEV와 같은 신개념 수소 모빌리티의 빠른 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기술적 안정성 확보와 함께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수소 통합 관제 시스템과 빅데이터 및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유지보수 시스템을 적용해 스마트하고 친환경적인 수소 모빌리티 사회를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