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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이고 안전한 친환경 열차를 만드는 철도차량의 경량화

철도차량은 운송 분야에서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물질 배출 감축에 큰 역할을 하며 자동차, 항공기, 선박 등 다양한 운송시스템 중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운송수단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특히, 철도차량의 중량 관리는 열차의 안정적인 운영과 더불어 경량화를 통해 열차의 에너지 소비와 탄소배출을 줄여 친환경성을 더욱 높여 주기 때문에 철도차량 제작에서 매우 중요한 프로세스라 할 수 있다.

최근 전 세계적인 환경규제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 및 에너지 소비 저감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항공기, 자동차, 철도 등 각종 운송시스템의 동력원의 친환경화와 더불어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효과가 큰 경량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철도차량의 경량화는 친환경 효과뿐만 아니라 추진 에너지 절감, 진동 및 소음 저감, 궤도 유지보수비 절감 등의 효과도 있어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전통적인 철도 선진국은 물론 우리나라도 꾸준히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분야다. 또한 철도차량의 경량화를 위한 전과정 평가 및 관리 방법인 중량 관리 프로세스는 철도차량의 설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철도차량의 중량 관리 프로세스는 어떤 방식으로 수행되는지, 아울러 열차의 안정성을 위한 중량저감과 이를 통한 경량화를 통해 얻게 될 효과는 무엇인지 살펴봤다.

철도차량 중량 관리의 중요성

철도차량의 중량은 열차의 성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설계 단계에서 예측한 차량의 전체 중량과 제작이 완료된 차량의 실제 중량의 차이를 최소화하는 것은 중량 관리의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매우 중요한 지표다. 또한 차량의 중량 분포를 설계 단계에서부터 검토해 전, 후 대차 및 좌, 우 차륜에 균등하게 분포되도록 각종 장치의 위치를 배치함으로써 운행 시 중량 불균형으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차륜 및 베어링 편마모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게다가 철도차량의 중량은 차량을 설계할 때 발주처의 요구 조건에 따라 갖춰야 하는 필수 항목인 동특성, 구조강도, 불연/난연 화재기준, 소비전력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처럼 경제적이고 안전하며 고효율의 차량을 제작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이고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설계 기술이 바로 중량 관리다.

철도차량의 중량 관리 진행 과정

철도차량 중량 관리 프로세스

중량 관리는 입찰/목표 중량, 설계(기본/상세) 중량, 실측 중량 등 설계 단계별로 진행된다. 프로젝트 입찰 및 기본 설계 단계에서는 요구사항에 적합한 과거 유사 프로젝트의 중량 정보를 활용한다. 이 단계는 모든 부품의 설계가 완료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신뢰성 높은 중량 관리가 어렵다. 하지만 상세 설계 단계에서는 더욱 정확한 설계 중량 정보를 부품 단위로 수집해 부품의 실측 중량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수집한 부품 중량 정보는 완성 차량의 중량 정보를 만드는 데 활용하며 실측 중량 정보의 정합성을 제작의 전 단계에 걸쳐 확인한다. 즉, 중량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여 중량 절감 및 에너지 효율을 위한 경량화 과정을 거쳐 완성차의 중량이 요구사항을 충족하면 중량 관리는 종료된다.

철도차량 설계 시 중량 변화 트렌드

철도차량 경량화의 시작은 요구 중량의 만족 여부에 따른다. 일반적으로 설계 단계에서의 중량은 일정한 트렌드를 보이며, 대부분 경량화 추진은 목표 중량과 설계 중량의 비교를 통해 그 여부가 결정된다. 입찰 단계에서 검토된 예상 중량은 설계 성숙도가 올라가면서 초기 설계 단계와는 다르게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를 통해 저감이 필요한 중량을 파악할 수 있으며, 워크샵을 통해 중량 저감을 위한 설계변경 항목을 찾아내고 각 설계변경 항목에 대한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하여 우선순위를 선정한다. 이 중 가장 리스크가 적고 효과가 큰 중량 저감 방안을 채택해 설계 변경을 통해 철도차량의 경량화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철도차량의 경량화

철도차량 구성별 무게 비중

철도차량의 중량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량화다. 열차의 무게 비중은 구동 대차 및 모터 등 동력 부품이 22%로 가장 크고, 차체가 21%, 의자 등 실내 구성품 및 내장재가 17%로 그 뒤를 잇는다. 그리고 견인 대차가 15%, 공조 장치 및 배터리 등 기타 부품이 15%, 추진 장치가 10% 가량을 차지한다. 따라서 중량 관리 또한 차체와 대차 부문을 우선으로 고려한 뒤 열차 성능을 좌우하는 추진 및 에너지 부분을 살펴야 한다.

차체용 스테인리스 vs 알루미늄 중량 비교

1. 차체 재질과 구조 변경을 통한 경량화

철도차량의 경량화 역시 자동차처럼 차체 재질과 구조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차량 설계 시 충돌 안전 요구사항을 중심으로 차체 재질 및 구조에 따른 열차의 주요 성능 변화를 분석하고 이를 치밀하게 검토한다. 차체 재질을 스테인리스에서 알루미늄으로 바꾸면 중량 저감 효과가 크며 차체 주요 부위에 튼튼한 뼈대, 즉 이중 스킨 구조의 압출 프로파일을 추가하여 재질 변경으로 인해 자칫 취약해질 수 있는 부분을 보강한다. 이로 인해 차체 강도 향상뿐만 아니라 소음 저감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는다. 이 외에도 언더프레임과 사이드프레임의 설계 최적화를 통해 적정 응력을 유지하며 경량화를 진행할 수 있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싱가포르 LTA 전동차에 적용된 인보드타입 대차

2. 대차 경량화

대차는 차체와 더불어 철도차량 중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차의 중량은 윤축(차축과 차륜)과 대차프레임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데, 윤축의 중량 감소는 대차는 물론 차량 전체의 경량화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승차감 및 운행 안전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윤축의 경량화는 차축에 중공축을 적용하고 차륜의 휠 디스크 적용, 재질 또는 형상 변경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대차의 구성품인 서스펜션도 경량화가 가능하다. 철도차량의 서스펜션은 일반적으로 1차 코일 또는 고무 스프링, 2차 공기스프링으로 구성된다. 1차 코일 스프링 대신 고무 타입을 적용하면 코일을 적용했을 때보다 가벼워진다. 또한, 대차에서 큰 부피를 차지하는 기어박스에 알루미늄 합금 소재를 적용하면 중량이 줄어든다. 대차의 구조를 인보드 타입으로 변경해 대차 프레임의 설계를 간소화 하는 것 또한 방법이다.

3. 전장품 경량화

고중량인 전장품의 경우 박스 재질을 알루미늄으로 바꿔 중량을 줄이고, 공진형 회로를 통해 보조 전원 장치도 더 가볍게 만들 수 있다. 참고로 냉각 방식 다변화를 통한 모듈화 설계를 통해 최소 5%에서 최대 20%까지 무게를 덜어낼 수 있다.

유리와 폴리카보네이트 중량 비교


4. 기타 구성품 경량화

철도차량을 구성하는 주요 구성품 중 차체, 대차, 전장품을 제외한 기타 부품으로는 실내 내장재, 바닥재, 출입문, 공기배관, 의자 등이 있다. 해당 구성품들은 주로 소재(밀도)의 변화를 통해 경량화를 달성할 수 있다. 가령 실내 내장재를 폴리에스터 강화플라스틱에서 알루미늄 페놀 샌드위치 패널로 교체해 경량화와 화재 안전성을 동시에 향상시키거나, 창문을 유리(Glass)에서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로 바꿔 경량화와 함께 파손 시 승객 안전성도 확보하는 방식을 적용한 사례도 있다.

철도차량 경량화의 친환경 효과

경량화를 위해 산출된 철도차량의 중량 정보는 철도차량 제작부터 운영 전반에 걸쳐 탄소 배출량과 재활용/재사용률을 관리하는 데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일례로 현대로템은 대만 TRA(철도청) 전동차 프로젝트에서 모든 부품의 중량 및 재질 정보를 활용해 열차 운행 시 발생할 탄소량을 분석했다. 이를 근거로 철도운영사는 열차가 주행하는 동안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어하고, 필요한 만큼의 탄소 배출권을 구입할 수 있는 정량적 지표 기준을 마련했다. 현대로템은 호주 시드니 2층 전동차 프로젝트에서 ‘ISO 22628’에 따라 발주처가 요구하는 재활용/재사용률을 분석 및 제시하여 해당 요구사항을 만족시킨 바 있다.

최근 전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친환경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며 경량화를 위한 중량 관리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경량화한 열차의 친환경 효과는 명확하다. 철도차량의 경량화를 통해 에너지 소비율을 낮추면 적은 에너지로 더 긴 거리를 이동할 수 있고, 에너지 생산 및 사용 시 배출되는 탄소량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현대로템은 설계의 최적화, 신소재 개발 등 다양한 경량화 기술 개발을 통해 더욱 안전하고 경제적인 친환경 철도차량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