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재의 선순환으로 친환경 철도차량 생태계 구축

현대로템은 철도차량 제작 시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 일정량을 재활용 및 재사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지속 가능한 사회 구현에 동참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 현상이 지속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자연재해의 정도가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온도가 2℃ 상승하게 되면 지구 전체 생물의 20~30%가 멸종 위기에 놓인다. 지구온난화의 주된 원인은 대기를 비롯한 환경오염이다. 이에 195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은 산업화 이전 시대와 비교해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 상승을 1.5℃로 제한하는데 합의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친환경 자동차 전환 정책 등을 펼치며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도 이러한 탄소 저감 기조에 발맞춰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규제와 정책을 동시에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기업들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철도 산업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철도는 대규모 인원과 물량을 수송하는 사회 기반 시설이므로, 철도 산업의 친환경화는 한 국가의 전체 경제 및 사회 구조를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철도차량 소재의 재활용 및 재사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

각국 정부는 그린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산업 분야의 친환경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오염의 원인은 크게 산업과 생활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주로 공업 분야의 제조, 운송 과정에서 오염 물질이 나오며, 후자는 농업 및 가정에서 발생한다. 이 가운데 오염 물질, 그 중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부문 산업이며 원료 가공, 공장 가동 등 제조 공정이 이에 해당된다. 다음은 운송 부문으로, 다양한 교통수단을 통한 운송은 대기 중으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뿐만 아니라 교통수단을 폐기하는 과정에서도 오염 물질이 생긴다. 영국 한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수명이 다한 철도차량을 제대로 관리 및 처리하지 않았을 때 발생되는 폐기물의 양이 자동차 20여 대의 폐기물과 비슷하다. 이렇듯 교통수단은 운행할 때뿐만 아니라 폐기 후에도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수명이 다한 철도차량을 매립지에 매몰하는 식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이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방식이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철도차량의 폐기물을 재활용하고 재사용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더불어 철도차량을 재활용하면 재료 구매 비용과 생산 비용 절감 등의 이점도 있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전 세계 철도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철도차량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철도차량 제작 기업인 현대로템은 철도차량 부품의 일부를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사용해 일정량을 재활용, 재사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국제 표준으로 정해진 철도차량 재활용 및 재생 가능 비율

유럽은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에 가장 적극적인만큼 철도 산업의 친환경화도 신속하게 실시하고 있다

자동차의 재활용에 대한 논의는 유럽에서부터 시작됐다. 2000년 9월, 유럽은 ‘폐자동차 재활용 모니터링 및 재활용률에 대한 기본 지침’을 제정하고, 2015년부터 폐자동차의 95% 이상 재활용, 원료 형태의 85% 이상 재사용을 의무화했다. 이는 자동차 폐차 시 폐기물로 분류돼 매립 또는 소각되는 플라스틱, 유리, 고무 등을 재료별로 분리 회수하고 재활용해 폐차를 분쇄할 때 발생되는 자동차 파쇄 잔류물의 감량 및 자원화를 목표로 한다. 또한, 신규 차량 제작 시 설계 단계에서부터 특정 소재 및 중금속 사용을 제한해 파쇄 잔류물에 유해 물질이 포함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폐자동차의 처리 및 재활용 공정은 연료, 윤활유 등 액상 폐기물의 회수 공정부터 압축 및 절단 공정으로 구성된다. 이를 바탕으로 2002년에는 국제 표준화 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ISO)가 자동차의 재활용률에 관해 ‘재활용 및 재생 가능 비율 산정 방법에 대한 국제 표준(ISO 22628 Recyclability)’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이 각 단계를 구분하고, 중량과 밀도 등 모든 부품의 재료를 조사 및 분석해 정량적으로 산정한다.

• 전처리(Pre-treatment) → 해체(Dismantling) → 금속 분리(Metals separation) → 비금속 잔류물 처리(Non-metallic residue treatment)

철도차량은 주요 부품 대부분이 금속으로 이뤄져 재활용 및 재사용율이 높다

철도차량은 자동차에 비해 훨씬 더 다양한 재료와 부품으로 구성된다. 때문에 환경 친화적인 폐기 관리의 중요성이 더 큰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원형 매각이라는 손쉬운 처리 방법으로 폐기돼 왔다. 이에 유럽에서는 2013년 유럽철도차량연맹(Union des Industries Ferroviaires Européennes, UNIFE)을 중심으로 자동차 관련 국제 표준인 ‘ISO 22628’을 토대로 한 ‘철도차량의 재활용 및 재생 가능률을 산정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절차가 포함된 가이드 라인을 제시했다.

• 전처리(Pre-treatment) → 해체(Dismantling) → 파쇄 및 금속 분류(Shredding) → 비금속 잔재물 분류(Post-shredding)

자동차와 달리 철도차량의 재활용 및 재생 가능률을 산정할 때에는 재료별 재활용(Material Recovery Factor, MRF)과 에너지 회수 효율(Energy Recovery Factor, ERF)을 적용한다.

금속부터 합성고무까지, 철도차량 소재도 환경 규제 대상

철도차량 주요 소재 및 적용 비율

철도차량 제작에는 금속, 복합 소재, 고무, 유리 등 다양한 소재가 사용된다. 열차의 종류에 따라 각 소재의 비율은 다르지만, 중량을 기준으로 하면 금속이 가장 많다. 열차에서 금속이 쓰이는 부분은 차체와 대차의 비중이 약 60%로 다른 부품까지 합치면 90% 이상이며, 주로 사용되는 금속은 마일드 스틸(연강), 스테인레스 스틸, 알루미늄 등이다. 금속은 열차라는 특성상 어떠한 충돌에도 견딜 수 있는 강도 요건을 만족하는 동시에 환경 영향 평가 수행 및 재활용률도 일정 기준 이상을 만족해야 한다.

일반 열차의 부품별 소재 분석 예시

출처 : www.mdpi.com/2076-3298/4/2/39

유럽연합(EU)은 2019년부터 금속 소재의 성능 및 환경 영향에 관한 내용을 포함해 자동차에만 적용하던 ‘재활용 및 재생 가능 비율 산정 방법에 대한 국제 표준(ISO 22628 Recyclability)’을 철도차량(ISO 21106)까지 확대 적용하고, 철도차량의 재활용 및 재사용 가능 소재의 비율을 점차 높여 나가도록 장려하고 있다. 일례로 프랑스의 알스톰(Alstom)은 자사의 특정 프로젝트 철도차량에 대한 환경 성적 표지(Environmental Product Declaration, EPD) 수행 시, 주요 지표 중 하나인 재활용률에 대해 이미 자동차 관련 국제 표준인 ‘ISO 22628’를 적용해 약 97% 내외로 평가했다.

현대로템, 설계 단계에서부터 철도차량의 소재를 관리한다

ISO 22628 기준의 철도차량 재활용률 분석

현대로템은 최근 수행한 해외 전동차 프로젝트에서 고객의 요구 사항에 따라 LCA(Life Cycle Assessment)와 EPD(Environmental Product Declaration)를 실시했다. 이를 위해 각 열차의 제품 분석 구조(Product Breakdown Structure, PBS)를 이용해 열차에 사용된 모든 부품의 재료와 질량 정보에 대한 27개 섹션을 전부 활용했다. 또한, 부품 운송 관련 요구사항은 선박, 트럭 등 다양한 운송 수단을 이용하는 경우를 고려해 운송 수단의 운행 거리(km)로 계산했다. 이때 차량 제작 공정에서 사용되는 재료 데이터를 사용하고, 폐기물 처리 성능은 창원공장 내 회수물 처리에 대한 이력 정보를 활용했다. 약 35년 동안 사용된 재료의 목록과 질량을 PBS 분류 체계로 구분해 유지 관리 기간을 적용했다. 이렇게 현대로템은 차종별로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와 부품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ISO 22628을 적용해 재활용 및 재생 가능률 기준에 대한 고객사의 요구사항인 95%를 상회하는 약 97%로 평가할 수 있었다.

현대로템은 친환경 운송 수단에 걸맞게 철도차량의 폐기 또한 환경 친화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로템은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친환경 철도차량을 제작하고, 재사용∙재활용량 수치를 관리하고 있다. 중량, 밀도 등 열차 제작에 필요한 모든 부품의 재료 정보를 활용해 각 부품의 원자재 및 원재료를 만들 때 발생하는 탄소량을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사용∙재활용량도 분석한다. 현대로템은 이와 같은 선제적이고, 전방위적인 노력을 통해 철도차량의 친환경화와 지속 가능한 철도 생태계를 위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