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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차세대 초고속열차를 위한 핵심기술을 완성하다

현대로템이 상업 운행속도 시속 370km급 차세대 고속열차 ‘EMU-370’의 차량 핵심기술 개발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세계 두 번째 수준의 초고속철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공력 성능 개선, 주행안정성 및 승차감 개선, 실내 소음 저감, 견인 성능 증대, 기밀승강문 국산화 등 초고속 주행에 요구되는 핵심기술을 차량 전반에 집약해, 2030년 시험운행과 2031년 상용화를 향한 실질적 기술 기반을 마련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주관하고 현대로템이 공동연구에 참여한 370km/h급 고속철도차량 핵심기술 개발의 연구 개요

대한민국 철도 기술이 시속 370km라는 한계를 깨뜨리며 ‘초고속 시대’의 새로운 연대기를 시작한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가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차세대 고속열차 EMU-370의 핵심기술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EMU-370은 현재 국내에서 운행 중인 KTX-청룡(EMU-320)보다 한 단계 진화한 차세대 고속열차로, 상용 운행 기준으로는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빠른 고속열차가 된다. EMU-370 상용화가 실현되면 국내 주요 도시 간 이동 시간이 크게 단축되어 편의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성과발표회의 귀빈으로 참석한 현대로템 레일솔루션사업본부장 조일연 상무(좌)와 RS R&D Hub CTO 이원상 상무(우)
이번 성과발표회의 귀빈으로 참석한 국토교통부 윤진환 철도국장(좌)과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김정희 원장(우)

이번 사업에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주관기관을 맡고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등 총 7개 기관이 참여했다. 현대로템은 공기역학적 형상 최적화와 고출력 추진시스템, 정숙성을 극대화한 소음 및 진동 저감 기술 등 차량 영역에서의 주요 핵심 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은 글로벌 초고속 열차 시장을 선도할 강력한 기술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축적의 시간 위에서 완성된 한국형 고속열차 기술

발표회에 전시된 KTX의 역사

현대로템의 고속열차 기술은 KTX-1과 KTX-산천을 거쳐,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인 KTX-이음과 KTX-청룡으로 이어지며 단계적으로 진화해왔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설계·제작·운영 경험은 한국형 고속열차 기술의 경쟁력을 꾸준히 끌어올려 왔다.

특히 430km/h급 고속시험차량 HEMU-430X 개발을 통해 확보한 초고속 영역의 설계 및 시험 경험은 이번 370km/h급 차세대 고속열차 EMU-370 개발의 기술적 토대로 작용했다. EMU-370은 기존 320km/h급 KTX-청룡의 후속 모델로, 운행 최고속도 370km/h, 설계 최고속도 407km/h를 목표로 한다. 단순한 증속을 넘어, 초고속 주행 환경에서 요구되는 안전성과 정숙성, 승차감을 동시에 충족하는 상용 초고속열차 구현이 이번 개발의 핵심 과제였다.

초고속 주행에 최적화된 공력 설계

EMU-370의 풍동시험 축소 모형

시속 370km에 이르는 초고속 운행 환경에서 공기저항은 전체 주행 에너지 소비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현대로템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차량 전반의 형상 설계에 정교한 접근을 시도했다. EMU-370은 기존 KTX-청룡 대비 전두부 길이를 약 3.7m 연장하고(편성길이는 1000mm 증가), HVAC 장치를 매립형 구조로 설계해 차량 상부의 공기 흐름을 더욱 매끄럽게 정돈했다. 대차부에도 커버 구조를 확대 적용함으로써, 차량 하부 공기저항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현대로템은 EMU-370의  공기저항 저감을 위해 전두부 형상, 옥상 돌출부 개선, 대차커버 적용 등 차량 형상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공력 설계는 전산유체해석(CFD, Computational Fluid Dynamics)과 축소모형 풍동시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검증되었으며, 결과적으로 공기저항을 약 10% 이상 저감시키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단순한 에너지 효율 향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속 주행 시 발생하는 공력 소음을 줄이고 정숙한 실내 환경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공기저항을 약 10% 이상 저감시키는 EMU-370의 공력 설계

초고속 주행을 전제로 한 고출력 견인전동기 설계

기존 KTX-청룡 대비 출력 밀도를 대폭 향상시킨 EMU-370의 560kW급 고출력 견인전동기 시제품

EMU-370의 추진시스템 역시 370km/h급 초고속 운행을 전제로 새롭게 설계됐다. 현대로템은 고속 영역에서 요구되는 출력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전동기와 전력변환 시스템 전반을 고도화 했다.
EMU-370에는 560kW급 고출력 견인전동기가 적용돼, 기존 KTX-청룡(380kW) 대비 출력 밀도를 대폭 향상시켰다. 주변환장치 역시 2,800kVA급으로 용량을 증대해, 초고속 영역에서도 안정적인 견인 성능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견인전동기는 전자계 해석을 통한 열 손실 분석과 열유동 해석을 통한 냉각구조 개선을 기반으로 한 최적화 설계를 통해 소형화와 고출력화를 동시에 달성했다. 시제품 제작과 형식시험을 완료하며 이미 실차 적용을 위한 기술 검증 단계에 진입했다.

소음 및 진동 저감 기술의 집약

EMU-370의 바닥과 측벽, 천장에 적용된 메탈플레이트-제진매트 결합 구조 시편

시속 370km로 주행하는 초고속 환경에서 실내 정숙성 확보는 기술 난도가 가장 높은 과제 중 하나다. 현대로템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된 견인전동기 시제품으로 시속 370km로 주행 시 실내 소음을 기존 고속차량보다 2dBA를 저감하여 73dB(A) 이하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소음원 저감 및 차단 기술과 해석 기술을 유기적으로 연구개발했다.

현대로템은 전두부 형상 개선과 구조 변경을 통해 소음과 진동을 크게 개선했다

전두부 형상 개선을 통한 공력 소음 감소, 바닥과 측벽, 천장에 적용된 메탈플레이트-제진매트 결합 구조, 그리고 전달경로 분석 기반의 진동 저감 설계를 병행 적용한 것 역시 주목할 만한 점이다.

또한 자동차 분야에서 축적된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해석 기법을 철도차량에 적용함으로써, 향후 고속차량 개발 전반에 활용 가능한 핵심 기술 자산을 확보했다.

고속 안정성을 지탱하는 핵심, 370km/h급 고속대차

행사장 바깥에 전시된 EMU-370 시험용 구동 대차. 승차감 개선을 위해 최적화된 현가장치가 적용되었다

고속대차는 초고속열차의 주행 안전성과 승차감을 좌우하는 핵심 구성 요소다. 현대로템은 초고속 주행 조건을 고려한 해석을 통하여 최적화된 현가장치 특성값을 도출해 370km/h의 고속 주행 시에도 승차감 지수(N) 2.0이하의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확보할 수 있다.

제작된 대차는 단계별 단품 시험과 조립 검증을 거쳐 현재 롤러 리그 시험을 완료했다. 현대로템은 초고속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거동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춰, 실차 적용을 위한 기술 검증을 체계적으로 진행해 나가고 있다.

초고속 주행을 위한 기밀·차음 성능 고도화

초고속 주행을 위해 성능을 높인 기밀출입문

시속 370km급 고속 주행 시 터널 진입과 이탈 과정에서 발생하는 급격한 압력 변화는 출입문 기밀 성능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EMU-370은 이러한 초고속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고속철도용 기밀출입문을 국산 기술로 개발하며 핵심 부품의 기술 자립도를 높일 예정이다.

속도를 넘어, 기술 완성도로 말하다

370km/h급 초고속열차 개발은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니다. 현대로템은 공기역학과 추진시스템, 소음과 진동, 고속대차, 기밀출입문에 이르기까지 차량 전 영역의 기술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며, 상용화를 전제로 한 기술 완성도를 차분히 축적해왔다. 이는 한국형 고속철도가 시험과 실증의 단계를 넘어, 글로벌 초고속철도 시장에서 경쟁 가능한 기술 체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개별 기술의 집합이 아닌, 실제 운행 환경에서 검증 가능한 통합 시스템 역량이 EMU-370에 집약됐다.

370km/h를 향한 이번 기술적 도약은, 현대로템이 상용 초고속철 시대를 준비해 온 시간의 결실이자, 한국 철도 기술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리는 분명한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