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내구연한이 30년에 달하는 철도차량은 초기 도입비용 외에도 운영과 유지보수 측면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기에 이에 대한 비용을 예측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철도산업에서 매우 중요하다. 철도차량의 생애주기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지보수 비용을 체계적으로 계산하고 관리하기 위해 개발된 현대로템의 ‘LAP(LCC Analysis Program)’을 소개한다.
철도 통합 비용관리 체제의 핵심, LCC(Life Cycle Cost, 생애주기비용)
철도차량의 LCC(Life Cycle Cost, 생애주기비용)란 철도차량의 설계, 제작 및 시험 등 철도차량의 도입을 위한 투자비용과 철도차량의 약 30년의 수명주기 동안의 유지보수 비용 및 운영 비용 그리고 철도차량의 폐기 비용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특히, 철도차량의 유지보수 비용은 LCC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유지보수 비용을 사전에 정확히 예측하고 적절히 통제하여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철도차량을 도입하여 운영과 정비를 수행하는 철도운영사는 차량 도입 과정에서 생애주기 동안의 유지보수 비용을 분석/예측한 자료를 차량제작사에 요구하게 된다. 초기 구매 비용만을 고려했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유지보수 비용을 고려하여 철도차량의 도입에 대한 의사결정을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LCC는 철도차량 구매 사업에서 신중한 투자 결정, 효과적인 비용 관리, 지속 가능한 운영을 돕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또한 최근에는 철도차량 구매 계약 시 차량 구매와 동시에 유지보수 사업을 위탁하는 형태가 많아지고 있다. 유럽의 철도차량 구매 사업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와 같은 구매 형태가 일반적이며, 국내에서도 철도차량의 유지보수 사업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에 따라 이를 위해 정확한 LCC 계산과 예측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현대로템의 철도차량 LCC 분석 프로그램, LAP(LCC Analysis Program)
일반적으로 철도차량은 각 프로젝트마다 발주처에서 요구하는 사양이 다르기 때문에 각기 다른 설계로 인해 차량 제작비용과 유지보수 비용이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비용을 산정하는 것은 매우 까다롭고 복잡하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발주처는 철도차량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설계 및 제작 예정인 철도차량에 대해 정합성 높은 LCC 예측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개발된 현대로템의 LAP(LCC Analysis Program)는 차량의 LCC 계산에 필요한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하여 보다 정확한 LCC를 계산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써, 기존에 약 1~2개월 소요되던 LCC 분석 업무를 약 2주 이내로 빠르게 단축시켜 입찰단계에서의 불필요한 업무를 줄일 수 있게 한다. 또한 무엇보다 정합성 있는 데이터를 수집, 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LCC 분석 업무의 신뢰성과 효율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LAP은 철도차량의 LCC 중 유지보수 비용 분석에 그 기능이 집중되어 있으며, 유지보수 방식 중에서 고장정비(Corrective Maintenance)와 예방정비(Preventive Maintenance) 비용을 미리 예측하고 분석할 수 있다.
철도차량의 유지보수 비용 분석을 위한 LAP 프로그램은 3개 단계로 설명할 수 있다.
‘마스터 DB 관리’는 LCC 분석을 위해 필요한 정보([4]PBS, [1]PM 정보, [2]CM 정보 등)를 관리하는 기능으로써, LCC 분석 대상이 되는 철도차량의 유지보수 대상 부품 및 구성품의 예방정비 정보와 고장정비 정보를 등록하고 관리하는 기능을 갖는다.
‘LCC 입력 및 분석’은 프로젝트 및 시스템별 LCC 분석을 위한 입출력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는 기능이며, 각 유지보수 활동에 대한 소모품, 보수품 비용과 유지보수 인원에 대한 [3]MH 등의 정보를 입력하고 분석하는 기능을 갖는다.
‘LCC 결과 도출은’ 프로젝트의 요구사항에 맞는 유지보수 시나리오에 맞게 최적화된 LCC 결과를 산출하고, 그 결과에 대한 고찰을 거친 후 LCC 분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1]PM(정비주기, 정비시간 등) 및 [2]CM(고장률, 교체 정비, 수리정비 등)의 세부 항목을 요구사항에 맞게 조정하여 재분석을 수행한다. 도출된 결과에서 [4]PBS/[5]CBS별 LCC 분석 결과, 소모품 LCC 분석 결과, 연도별 LCC 분석 결과, 인건비 분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1] PM: Preventive Maintenance, 예방정비
[2] CM: Corrective Maintenance, 고장정비
[3] MH: Man Hour, 1 사람이 1 시간동안
[4] PBS: Product Breakdown Structure, 제품분류체계
[5] CBS: Cost Breakdown Structure, 비용분석구조
각 3개 과정에서 데이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이다. 현대로템은 LAP의 효과적인 사용을 위해 현재까지 수행한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축적한 차종/부품제조사/사양별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기 위한 마스터 DB를 구축하는 과정에 있다. 또한 앞으로 지속적으로 데이터 축적 및 정합성 검증을 병행하여 프로그램의 신뢰성을 향상시켜 나갈 예정이다.
또한 더욱 체계적인 데이터 축적과 관리를 위해 주행장치, 제동, 전장품, 의장, 전기, 통신 등 6개 시스템으로 구분하고 각 시스템의 설계 담당자가 해당 데이터를 전담하여 수평 전개하며 축적해 나간다.
철도차량의 설계, 제작, 생산, 유지보수, 운영에 이르는 다양한 범위의 사업을 펼치며 쌓아온 현대로템의 노하우는 LAP를 통해 더욱 높은 시너지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이전까지는 LCC를 계산하기 위해 부품 공급업체가 제공하는 부품에 대한 논문, 데이터북 등에서 발췌한 이론적인 데이터에 의존도가 높았던 반면, LAP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실제 유지보수 사업 현장에서 얻는 필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참고하여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정합성이 높은 계산 결과의 도출이 가능하다.
LAP 프로그램은 2023년 4분기 수행 프로젝트의 적용을 목표로 보안성 검토 및 오류 개선 등 막바지 작업을 거치는 중이다. 프로그램의 본격적 도입 이후에는 현대로템의 LAP을 사용하는 이해당사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데이터 기입 및 LCC 계산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며, 지속적으로 다양한 차종의 프로젝트 정보를 축적하고 활용 가능한 데이터의 범위를 넓혀 프로그램의 정합성과 신뢰성을 향상시켜 효용 가치가 높은 툴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2024년부터는 유지보수 디지털 플랫폼과의 연계를 위해 프로그램의 기능을 더욱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철도차량 제작에 필요한 소요재료명세서(BOM) 번호를 기반으로 한 동기화 및 분석 기능, 기존 데이터에서 환율 및 물가상승률 보정 기능 개발 등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로템 LAP는 최근 본격적으로 시작된 유지보수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LCC 정합성 향상과 유지보수 비용 최소화를 지원하고, LCC 분석을 위한 엔지니어링 검토 시간 절약을 통해 입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1]FMECA 및 [2]FRACAS 활동과 상태기반유지보수(CBM) 체계 등과 연계하여 차량의 안전성 및 가용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FMECA : Failure Modes Effects and Criticality Analysis (고장 모드 영향 치명도 분석)
[2]FRACAS : Failure Reporting, Analysis, And Corrective Action System (고장 보고 · 분석 및 고장 수리 체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