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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객에게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이동경험 선사하는 GTX 전동차 혁신기술

현대로템이 개발하고 제작한 GTX 차량이 2024년 3월 GTX-A 노선에서 첫 운행에 들어갔다. 최고속도 180km로 달리며 수도권 전역을 30분 이내로 연결하는 ‘수도권 교통 혁명’의 주역, GTX 차량에 담긴 탑승객 이동 경험 측면의 혁신 면모를 살펴본다.

‘수도권 전역을 30분 이내로 연결!’ GTX 사업의 출발과 현재

GTX는 Great Train Express의 약자로, 공식 사업명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다.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의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광역교통수단으로 2007년 경기도가 국토교통부에 제안해 추진됐다.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2016~2025년)에 포함되며 본격화한 GTX 사업은 2024년 3월 30일 GTX-A 노선이 공식 개통하며 포문을 열었다. 현재까지 확정된 노선은 3개(GTX-A, B, C)로 GTX-A 노선(경기 파주 운정~화성 동탄)을 시작으로 B 노선(인천 송도~경기 마석역)과 C 노선(경기 양주~경기 수원역)의 개통이 예정되어 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A-C 노선도 ©국토교통부

GTX 개통은 1899년 최초 철도노선인 경인선 개통 이후 125년만이며 서울지하철이 개통한 1974년 이후 50년만의 일이다. 경인선이 우리 철도역사를 열었다면 서울지하철은 대중교통의 본격화를 알린 시대적 사건이었다. GTX는 여기서 범위를 넓혀 ‘수도권 교통 혁명’의 중추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라는 사업명칭이 말해주듯 GTX는 서울 중심부에서 수도권 전역을 30분 이내로 연결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철도차량은 고속철도에 준하는 성능을 자랑한다. 최고속도 198km/h를 낼 수 있으며, 최고운행속도는 180km/h, 표정속도(운행 거리를 정차시간을 포함한 소요시간으로 나눈 값)는 100km/h에 달한다. 도시철도 노선은 최고운행속도가 110km/h 남짓, 평균속도는 60~80km/h 정도이며, 표정속도는 25km/h다. GTX는 표정속도 기준으로 도시철도보다 4배가량 빠른 셈이다.

표정속도 100km/h 이상의 철도성능이 가능했던 배경 중 하나로 ‘대심도 급행철도’ 방식을 들 수 있다. 대심도 급행철도 방식은 지하 40m 이하로 깊게 땅을 파 내려가 철로와 역사를 건설하는 방식으로, 밀집도가 높은 도심 건물이나 지하시설 등에 영향 받지 않고 철로를 단순화하는 노선 최적화 설계가 가능하다. 철로가 직선에 가까운 형태를 띠는 점, 통과하는 정거장 숫자가 적다는 점에서 열차는 최고성능을 발휘하기 좋다.

GTX-A 노선 동탄역의 조감도 © SG레일

GTX-A 노선 철도차량 납품사업을 수주한 현대로템은 2020년 3월 개발에 착수해 그해 9월말 기본설계를 완료했다. 이듬해 5월 대국민 품평회를 가진 뒤 상세설계, 초도편성 의장 과정을 거쳤으며 2022년 12월 기념비적인 출고식을 가졌다. GTX-A 본선에서의 시운전 누적주행거리는 약 3만2000km에 달한다.

GTX-A 노선은 지난 3월 30일 본격 개통해 서울 수서부터 경기도 동탄까지 33km 구간을 하루 104회 운행 중이다. 6월에는 용인 구성역이 개통했고, 12월부터는 경기도 파주 운정역부터 서울역까지의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2028년에는 서울 삼성역을 포함한 전구간이 완전 개통한다.

고속철도차량과 맞먹는 충돌안전도와 기밀 성능

GTX는 지하 40m 이상 깊이의 대심도를 최고속도 180km로 운행하는 새로운 형식의 철도차량인 만큼 성능뿐 아니라 안전성과 승객 편의에 있어서도 기존 철도차량과 구별되는 스마트한 접근이 필요했다.

GTX는 지하 40m 이상 깊이 대심도를 최고속도 180km로 운행하는 준고속형 열차다 © 국가철도공단

먼저 수도권의 대심도에서 운행하는 ‘준고속형 전동차’라는 특징을 고려해 차량 프로파일은 260km/h 수준의 최고속도를 내는 KTX-이음 이상의 강도와 소음 기준을 만족하도록 설계되었다.

실내 소음은 조용하고 안락한 설계에 주력했다. 먼저 정차 중 실내소음 저감을 위해 HVAC(Heat,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 공조장치) 덕트 내에 소음을 감소시키는 사일런서를 장착했다. 주행 중 실내소음의 경우, 180km/h의 고속으로 터널 내부를 주행하기 때문에 터널 내 반사음으로 인한 소음 증가가 불가피하다. 이를 제어하기 위해 다양한 조합의 시험실 차음 테스트를 거쳐 차량 바닥, 측벽, 천장 등 차체에서 내장판으로 연결되는 결합구조를 최적화해 설계에 반영했다. GTX-A는 신규 설계로 제작되는 차량이기 때문에 상세설계 단계에 목업(mockup) 시험 과정을 추가해 그 결과를 설계에 반영하고, 차량 제작 후 최종 평가하는 과정을 거치는 등 철저한 사전 검증을 마쳤다.

좌) HVAC 덕트 목업 소음시험, 우) 견인전동기 냉각팬 덕트 목업 소음시험

충돌안전도에 있어서는 정면 충돌사고와 이종차량 충돌사고의 2가지 케이스에서 생존공간(운전석 및 객실)과 타고오름, 감가속도의 3가지 항목 검토가 이뤄졌으며, 모두 일반철도차량 기술기준(part 44)의 충돌안전사항을 만족했다.

추가적으로 열차 전두부 좌우 끝에는 타고오름 방지장치(anti-climber)와 함께 열차 충돌로 발생하는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KTX-이음과 동등 수준의 충돌흡수부재를, 중앙부에는 고무 소재와 유압 댐퍼로 구성된 *밀착식 자동연결기를 적용해 충돌사고 발생시 승객과 기관사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차량과 차량을 서로 연결할 때 사용되는 연결장치. 밀착식 자동연결기는 연결면 사이 틈새를 없애 열차 기동 및 정지 시 충격이 적다.

GTX 차량 전두부에 설치된 충돌흡수부재와 자동 밀착식 연결기

출입문은 다음의 주요 제작 요구사항을 따랐다.

‘GTX-A 차량은 최고속도 180km/h로 운영되며, 일부 구간에서는 SRT 고속열차와 교행조건으로 운행되기에 출입문 성능으로 고속철도차량의 기술기준(part 31)에서 요구하는 기밀 기능을 갖출 것.’

이에 차량 측면 출입문 6곳에는 국내 최초로 와이드타입 플러그인 도어가 장착됐다. 고속열차에 적용되는 단문형 출입문과 압력차단 댐퍼와 같은 기밀 설계가 특징인 장치다. 플러그인 도어는 일반형 전동차에 주로 사용되는 포켓슬라이딩 도어 대비 차음성능 단일수치 평가량이 약 5dB 우수하다. 출입문 안팎은 알루미늄 패널로 감싸고 내부는 폴리우레탄 폼으로 채워 준고속 운행 환경의 하중을 견딜 수 있게 설계한 점도 특징이다. 여기에 고정창으로 적용된 36mm 두께의 복층 유리(강화 유리 및 접합 유리)가 소음 유입 최소화와 함께 최고운행속도에서의 풍압이나 외부물체의 충격 등에 대비한 안전성을 높인다.

차량 측면에 6개의 와이드타입의 플러그인 도어를 적용해 소음과 기밀성능을 높였다.

GTX-A 차량이 기밀 성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다른 장치는 냉방기와 배기팬이 통합되어 있는 객실 냉방기다. 일반적으로 배기장치는 객실 내 공기를 외부로 배출해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고 공기 질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GTX-A의 배기장치(exhaust unit)는 기밀식으로 제작되어 차량이 터널에 진입하거나 주행할 때 발생하는 차량 외부의 압력변동 때문에 객실 내부 압력이 변하지 않도록 한다. 외부압력이 기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배기공기 댐퍼(exhaust air damper)를 닫아 내부 유입을 차단하고, 기준 이하인 경우엔 신선공기 댐퍼(fresh air damper)를 열어 객실 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객실 냉방기와 통합된 배기시스템의 주요 장치 구성

국내에서 가장 빠른 통근형 전동차

GTX-A는 국내에서 가장 빠른 ‘통근형 전동차’답게 현대로템의 최신 고속철도 기술이 망라돼 있다. 대표적인 기술이 KTX-이음에서 검증된 동력분산식 주행 시스템이다. 동력분산식 열차는 동력장치가 열차를 구성하는 차량 하부에 분산 배치되어 있어 가감속이 매끄럽고 고속주행 안전성능이 뛰어나다. GTX-A는 TC카(운전실이 있는 제어차량) 2대, T카(무동력차), M카(동력차) 4대 등 총 8량이 하나의 편성을 이루며 고속열차에 가까운 고속주행 성능과 안전성능을 확보했다.

최고속도(180km/h)와 함께 눈여겨볼 부분은 가속도다. 아래 도표에서 볼 수 있듯 ITX-청춘 열차는 시속 80km까지 0.55m/s2의 가속도를 보인다. 반면 ITX-청춘과 최고속도가 같은 GTX-A 열차는 시속 60km까지 가속도 0.7m/s2로 좀더 신속하게 속력을 끌어올린다. ITX-청춘과 같은 광역열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간 거리가 짧다는 점과 일반 지하철 대비 역간 거리가 긴 대심도 운행용 준고속열차라는 점을 고려해 동력분산식 철도기술의 장점을 활용했고, 승차감을 해치지 않을 만큼 빠른 가속성을 확보한 것이다.

‘0’속도 제어장치의 적용도 눈길을 끈다. 공식명칭은 ‘추진제어장치의 영속도(Zero Speed) 회생제동’ 장치로, 전동차가 멈출 때 정차시점까지 회생제동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GTX-A에 탑재된 인버터 방식의 0속도 제어장치는 회생제동 구간을 늘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일정한 감속도로 전동차의 정위치 정차 및 승차감을 개선한다.

참고 : 현대로템의 ESG 경영 선도하는 친환경 철도기술

편안함 더하는 인체공학적 객실 설계

‘수도권 30분 출퇴근’을 목표로 하는 GTX는 A 노선의 경우 서울 수서역~경기 동탄역 구간을 20분만에 주파한다. 승객 정원은 최대 1,062명(좌석 296명, 입석 766명)이다. 서울지하철 1호선의 승객정원(1,576명, 좌석 513명/입석 1063명)과 비교하면 차량당 탑승객과 밀집도가 한결 여유로워 쾌적한 이동경험을 제공한다.

GTX-A와 서울지하철 1호선 객실 밀집도 비교

실제로 객실 내부는 쾌적함과 승객 안전까지 고루 고려해 제작되었다. 대표적인 예가 출입문으로, 승객이 한꺼번에 타고 내리는 GTX 의 특징을 고려해 출입구 폭을 1300mm까지 넓혀 여유롭게 만들었다. 객실 내부의 출입문 측면 내장판도 경사를 주어 탑승객 동선을 배려했다. 신장 등 체형이 다른 승객 다수의 편의를 높이는 ‘탑승객 친화적’ 설계로 입석 손잡이의 높낮이가 다양하게 구성된 점도 눈길을 끈다.

승객의 탑승 편의를 고려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하고 고급감을 더한 객실 내부

7인용 좌석은 개별 의자 폭을 480mm로 키우고 의자 사이에 분리대를 적용해 안락함과 편의성, 안정감을 향상시켰다. 일반석, 교통약자보호석, 임산부석, 교통약자배려석은 각각의 색상으로 구분되어 있다. 모든 객실에는 최소 5개의 교통약자배려석과 2개의 임산부석이 배치돼 있다. 출입문과 인접한 차량 양끝에는 휠체어 이용자, 노약자 등을 위한 교통약자 보호석이 배치돼 있다. 객실에 따라 최소 3개에서 12개로, 교통약자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의자는 안락함과 안정감, 편의성을 더하기 위해 폭을 480mm로 증대하고 분리대를 적용했다.
GTX 객실 의자의 기본 제원

객실 좌석 위에는 짐을 싣는 선반이 없다. 이용도가 낮은 기능을 없애면서 좌석에서 일어나는 승객의 머리가 장애물과 부딪힐 위험을 제거하고 객실에 개방감도 더했다. 선반이 사라진 자리는 37인치의 대형 와이드타입 LCD 디스플레이가 대신했다. 객실마다 좌석과 출입문 상단 등 총 10개의 LCD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했고, 승객에게 GTX 노선도와 승하차 정보 등 다양한 영상정보를 제공한다.

37인치 대형 와이드타입 LCD 디스플레이는 객실마다 10개씩 설치했다

쾌적함 더하는 공기질개선장치와 친환경 카펫

현대로템은 우수한 공기질개선 장치와 고급스러운 내장 소재로 GTX-A를 통한 이동 경험을 프리미엄 수준으로 향상시켰다. 공기질개선 장치는 실외 공기를 필터링하고 객실 내 미세먼지나 이산화탄소를 자동으로 감지해 실내에 지속적으로 깨끗한 공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GTX 차량에는 운전실에 1개, 각 차량 객실에 4개가 탑재돼 있다. 팬 모터와 프리필터, 미세먼지필터, LED 살균 램프, 제어 모듈이 하나의 하우징 안에 포함된 효율적인 설계 구조다.

객실의 공기질개선장치가 지속적으로 공기를 정화한다

이 장치는 팬 모터를 구동해 객실 공기를 장치 내부로 흡입한 뒤 필터를 통과해 정화된 공기를 다시 객실로 내보내며, 이와 같은 반복적인 공기순환을 통해 실내 공기정화가 이뤄진다. 필터는 H-13 등급 헤파필터와 광촉매 필터로 구성돼 있어 PM 2.5의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걸러낼 수 있다.

공기질개선장치의 정화 개념도.

필터와 팬 모터 사이 공간에는 살균용 UV-C LED가 자리한다. UV-C LED는 출력 100mW 이상의 자외선을 방출해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의 DNA를 파괴하는 최신 살균기술로, 99.99%의 살균력을 자랑한다. GTX 공기질개선장치에 적용된 UV-C LED는 시간당 10분씩 미세먼지필터를 광조사(光照射)해 필터 표면에 달라붙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을 제거한다.

공기질개선장치와 함께 바닥재 또한 기존 고무 바닥재가 아닌 미끄럼방지 기능이 있는 친환경 항균 카펫을 사용했다. 철도차량의 객실 바닥재는 다수 승객이 이용하는 통근형 차량인 점을 감안해 물, 수분 등에 대한 방수성능이 확보되어야 하고 탑승객의 위생을 고려해 전염균에의 저항성과 같은 항균성도 갖춰야 한다. 난연성 등 엄격한 화재기준에 더해 탑승객에게 편안함을 주기 위한 심미적인 고려도 빼놓을 수 없다.

객실 바닥에 적용한 친환경 프리미엄 카펫

플로텍스(flotex)는 이 같은 요구조건을 만족하는 바닥재로, 공항철도와 KTX-산천의 특실에도 적용된 프리미엄 카펫이다. *일반 카펫에 비해 3배 이상 내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복원성이 99%에 달해 보행감이나 쿠션감의 저하가 없고 눌림 자국도 남지 않는다. 여기에 새니타이즈드 항균처리로 박테리아, 미생물, 곰팡이균의 성장과 번식을 억제하고, 전기적 플로킹(flocking) 공법을 더해 정전기방지 성능도 반영구적으로 지속된다. 특유의 직조구조는 단면 밀도가 *일반 카펫의 50배 이상에 달해 오염물질 유입을 원천적으로 방지한다. 오염된 경우에도 비닐 바닥재처럼 간단히 청소가 가능하며 물청소 이후의 카펫 뒤틀림이나 수축 또는 팽창, 악취나 박테리아 번식 같은 우려도 적어 청결을 유지하기 좋다.

*납품사 자체 실험 결과

GTX 바닥재인 플로텍스는 단면 밀도가 일반 카펫의 50배 이상에 달해 오염물질 유입이 거의 없고 물청소 등 관리가 용이하다. 악취나 박테리아 번식 우려가 적은 점도 장점이다

지금까지 차량 성능부터 안전설계, 객실 디자인과 설비 등 수도권 광역급행열차 탑승객에게 특별한 이동경험을 선사하는 GTX 차량의 혁신적인 면면을 소개했다. 현대로템은 첨단 철도기술이 담긴 GTX 개통으로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철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축적된 기술력은 현대로템이 앞으로 선보일 다양한 열차 및 고속철에도 이어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