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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차량의 유지보수 전략

한번에 많은 승객을 수송하는 철도차량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유지보수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제조산업 유지보수의 특성과 함께 철도차량 분야에는 어떠한 유지보수 체계가 있는지 살펴본다.

산업적 측면에서 유지보수란 기기나 설비를 올바른 작동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다양한 프로세스를 일컫는다. 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여러 기기와 설비들을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기계장치의 마모, 성능저하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파손 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기와 설비의 고장이나 결함 등 예상치 못한 장애가 발생할 때마다 정비를 통해 정상적인 가동을 하게 만드는 과정은 기계와 설비를 다루는 기업에서는 중요한 일상 업무라고 할 수 있다.

유지보수 전략의 필요성과 준비사항

인더스트리 4.0 환경에서 유지보수는 단순히 자산의 고장을 방지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작은 기계장치 하나의 문제가 전체 시스템의 고장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효율적인 유지보수 체계는 시스템의 가용성을 약 5%에서 20%까지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유지보수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다음 6가지의 리스크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모든 시스템과 기계장치는 반드시 고장이 발생한다는 전제 하에 이를 안전하고 오랫동안 사용하기 위해서는 유지보수가 중요하다. 유지보수 전략과 그 방법에 따라 비용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유지보수를 적시에, 정확하게 수행하지 않아 예측하지 못한 고장이 발생하면 유휴 시간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시스템이나 장치의 가용성 감소와 함께 자산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우려하여 과도한 유지보수를 수행하게 된다면 오히려 유지보수 비용이 크게 증가할 수도 있다.

시간 경과에 따른 구성품의 고장률

일반적으로 시스템과 기계장치의 상태기반 정비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작동 및 기능 상태의 진단 통찰력을 제공하여 자산의 가용성과 최적의 유지보수 주기를 제공할 수 있다. 반면 시간(주기) 기반의 예방정비는 시스템이나 기계장치의 고장이 수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전제 하에 운영되며, 가장 효율적인 유지보수 전략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약 89% 고장의 원인은 시간에 따른 수명과 관련없이 랜덤한 고장의 유형을 보이고, 11%는 시간과 수명에 따른 고장 유형을 보인다.

유지보수의 필요성은 시스템 및 장치의 실제 고장 또는 결함에 기반하며, 이상적인 유지보수를 수행한다는 의미는 유지보수를 통해 최소한 부품의 설계 수명 동안 장치와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적시에 유지보수를 수행하여 가용성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특히, 철도차량의 시스템 및 장치의 실제 동작은 시간에 기반하는 기능과 성능을 유지해야 하며, 이는 ‘욕조형’ 고장 유형에 가장 근접한다.

이렇듯 효율적인 유지보수 활동을 위해서는 시스템 및 장치를 구성하는 부품(요소)의 설계수명을 온전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시간에 따른 부품의 고장률을 살펴보면 아래 그림과 같이 욕조 형태를 취하는데, 곡선은 모양에 따라 초기 구간, 유효 수명 구간, 마모 구간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초기 구간은 최초 고장률이 높았다가 점차 감소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러한 곡선을 그리는 이유는 부품의 설계 오류, 잘못된 설치 등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초기 구간 이후 유효 수명 구간의 고장률은 대체로 일정하다. 이 구간에서 부품이 고장 나는 이유는 대부분 열악한 O&M(Operation & Maintenance)이다. 즉, 사용 방법에 문제가 없다면 효율적인 유지보수가 부품의 유효 수명 기간을 늘리는 데 크게 기여한다. 마모 구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장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특징을 보인다. 각 부품의 마모 구간을 인지하고 고장 발생 전 해당 부품을 교체한다면 유휴 시간을 최소화하는 유지보수를 실행할 수 있다.

철도차량 유지보수 전략

일반적인 산업 현장에서 사용해 오고 있는 유지보수 전략은 고장정비와 예방정비가 있고, 비교적 최근 4차 산업의 영향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태기반정비와 예측정비까지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철도 분야에서도 고장 정비는 고장이 발생했을 때 수리하는 가장 기초적인 전략으로, 가장 오랫동안 사용해온 방식이다. 예방 정비는 시스템(또는 장치) 공급업체가 시스템의 성능 유지를 위해 정기적인 유지보수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그 동안의 철도산업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유지보수 전략이다. 철도차량은 운행시간에 따른 시스템의 가동시간이 고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해진 사용 시간을 바탕으로 유지보수 주기를 제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상태 기반 정비는 시스템의 각 부품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시스템의 결함(이상) 감지(기준값 초과, 표준편차 벗어남, 트렌드 생성 등)가 확인된 경우 유지보수를 수행하는 스마트 유지보수 전략이다. 예지 정비는 앞서 수행한 상태 기반 정비를 통해 분석된 비정상 조건과 정상 조건의 차이를 고려하여 향후 비정상 조건으로 변화되는 트렌드를 발견하여 유지보수를 수행하는 빅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유지보수 전략이다.

유지보수 전략별 장단점

유지보수 전략 유형

유지보수 전략별로 장단점이 있고 산업별로 환경과 요건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파악해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아래와 같이 4가지 유형을 고려하여 효율적인 유지보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비용을 줄이고 전체 시스템의 가동 중지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철도차량 운영자의 유지보수 인원과 설비, 그리고 체계에 따른 유지보수 전략 수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장 정비의 프로세스와 장단점

고장 정비는 결함 또는 고장 발생 시 바로 수리를 진행한다. 장애가 발생한 부품을 정상화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고장 발생 전까지 유지보수를 위한 불필요한 준비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고장 발생 시 유휴 시간이 발생하기 때문에 철도와 같이 유휴 시간 발생으로 인한 손실이 큰 산업 분야에서의 활용은 제한적이다.

예방 정비의 프로세스와 장단점

예방 정비는 기기 장애나 손상이 발생하기 전 미리 정비하는 방식이다. 이 유지보수 방식의 목표는 장비의 손상 기회를 줄이고 기기, 부품 및 예비 부품의 성능 저하를 최소화하는 데 있다. 예방 정비는 사전에 기획된 계획형 유지보수로, CMMS(Computerized Maintenance Management System) 도입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기기, 설비의 운영이나 유지보수와 관련된 모든 상세 내용을 입력하여 데이터에 기반한 예방 정비를 실행하는 것이다.

이 방식의 유지보수는 고장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아직 사용이 가능한 부품이라 하더라도 정기적으로 교체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예측하지 못한 고장 발생 시 승객의 안전, 유휴 시간 발생으로 인한 운영상의 손실 등의 특징을 가진 철도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는 유지보수 전략이지만, 효율성 부분에서는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상태 기반 정비의 프로세스와 장단점

상태 기반 정비는 앞선 다른 전략에 비해 유지보수 수행을 위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이 유지보수 전략의 목표는 기기의 장애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고 기기 상태의 정기 점검, 효율성을 포함한 다양한 항목의 점검을 단일화된 진단 알고리즘의 알람을 통해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유지보수를 수행하는 데 있다. 기기나 설비의 상태를 포함한 현장 데이터는 해당 기기에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 자동으로 수집되어 관리하는 데이터로 활용되며, 유지보수 담당자는 부품 마모 수준 등의 점검을 상시 또는 (비)정기적으로 수행한다. 실시간 현장 데이터 수집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높은 비용과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시스템 구축 시 고장 발생을 최소화하고 구성품의 수명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초기 투자 비용만 해결한다면 고장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어, 고장으로 인한 유휴 시간 발생 시 손실 비용이 높은 철도 분야와 같은 산업에서 각광받는 유지보수 전략이다.

[참고] 현대로템의 상태 기반 유지보수 시스템 자세히 알아보기

예지 정비의 프로세스와 장단점

예지 정비는 상태 기반 정비와 마찬가지로 기기, 설비의 실제 상태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지보수를 실행한다. 상태 기반 정비가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부품의 논리, 트렌드 알고리즘을 통해 단일 부품의 상태만을 기반으로 유지보수 일정을 수립한다면, 예지 정비는 이러한 데이터에 더해 기능 및 고장과 관련이 있는 부품의 데이터와 그 특성, 기존 유지보수 이력 등 다양한 데이터를 빅데이터화하여 부품의 수명을 예측할 수 있는 예지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유지보수 일정을 수립하고 실행한다는 데에 차이점이 있다.

최적의 예지 알고리즘과 이를 활용한 예지 정비 프로그램은 장비 작동 중단 시간을 어떤 유지보수보다 최소화할 수 있고, 유지보수를 위한 인력, 예비 부품 등의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단점은 상태 기반 정비와 마찬가지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하며, 이러한 전략을 수립하고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하여 유지보수 체계를 능동적으로 수립할 전문 인력도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고장, 수리 등으로 발생하는 유휴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철도 분야에서는 장기적으로 지향해야 할 유지보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철도차량 유지보수 전략의 적합성

다양한 유지보수 전략 중 어떤 방식을 도입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은 효율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기에는 유지보수를 위한 준비, 인력, 고장 발생으로 인한 손실 비용 등 다양한 요인이 포함되는데, 모든 항목을 고려했을 때 가장 비용이 적게 발생하는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철도 분야 역시 각 시스템의 고장 발생 시의 리스크를 고려하여 최적의 유지보수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특히, 유지보수자의 접근이 원활하지 않고 잦은 고장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높은 안전성이 수반되어야 하는 대차 시스템의 유지보수는 상태 기반 정비 또는 예지 정비가 적합하다. 두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높은 초기 투자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철도차량은 대규모 인원이 사용하는 공공재 성격이 강한 탓에 고장과 잦은 정비로 인한 유휴 시간 발생 시 손해가 크므로, 고장 발생으로 인한 수리나 정비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철도차량은 승객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안전사고를 사전에 방지하여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용성 측면에서도 상태 기반 정비, 예지 정비 유지보수 체계를 기존의 유지보수 체계에 단계적으로 적용하여 도입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