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개통한 경부고속철도 KTX 고속차량의 내구연한 도래 시점에 대비하여 국토교통부가 발주하고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이 주관, 현대로템이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하는 ‘370kph 이상 고속운행 핵심기술 및 평가기준 개발 사업’은 차세대 370km/h급 고속열차 초도편성 투입을 위한 정부 R&D 사업으로 진행 중에 있다. 이를 통해 고속철도 핵심요소인 차량, 전차선, 궤도 등 주요 기반시설의 기준 및 350km/h 이상 속도에 적용 가능한 기술기준을 정립하고 해외진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총 4개년에 걸쳐 차량 설계 핵심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는 과업 중 2023년 말 1단계를 완료하였다. 현대로템의 연구 성과 및 향후 계속해서 연구개발을 이어나갈 고속철도 상용화 핵심기술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차세대 고속철도 도입에 따른 기대효과
신규 고속철도 도입은 과학기술적,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과학기술적으로는 370km/h 이상급 고속철도차량 관련 기술 확보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고속철도 기술력을 보유할 수 있으며, 350km/h 이상의 고속철도 기술 기준은 해외에서도 아직 제정/고시되지 않아 국제 기준 및 표준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370km/h급 고속차량이 도입되면 서울-부산 1시간 50분대, 서울-광주 1시간 10분대 달성으로 운행시간 단축을 통해 실질적인 전국 단일 도시권 구축이 가능해진다. 도시 간 이동시간 단축을 통해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혁신도시 경쟁력 향상 등 지역 균형발전 효과도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내용 및 단계별 핵심목표
본 사업에서 현대로템은 370km/h급 고속철도차량(이하 EMU-370) 상용화를 위해 EMU-320 차량을 기반으로 차량 핵심요소 기술을 확보를 비롯해 차량 개념설계 및 증속에 따른 안전성 검증을 수행한다. 또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수행하는 370km/h급 고속운행 환경을 고려한 새로운 기술 기준 제정을 지원하여 고속철도 시스템의 혁신과 안전성 강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총 4년에 걸쳐 고속철도차량 개념설계 및 주요 핵심 성능 설계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2차년인 현재 고속차량의 안전성능 관련 항목 특성 분석 및 검토를 완료하고, 고속차량 운행성능 (제동성능, 주행저항, 진동/승차감, 소음, 공기역학적 특성, 객실내 기압 변화) 특성에 대한 해석과 예측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3차년부터 4차년에 거쳐 ‘370km/h급 고속철도 차량 개념 설계’, ‘고속철도차량 기본사양’, ‘핵심성능 형식승인 설계 검토’ 등의 내용을 최종 성과로 도출할 예정이다.
현대로템이 진행해 온 1단계 연구개발 성과인 견인력, 주행안정성, 주행저항, 진동/승차감, 소음 분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행저항과 실내소음 저감을 위한 연구개발 내용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주행저항과 실내소음 저감 연구
철도차량의 정차 중에 발생하는 소음은 HVAC(Heating, Ventilating, Air-Conditioning), 공기압축기와 각종 냉각팬 등 장치의 소음과 진동에 영향을 받는다. 고속 주행 중에는 차륜-레일의 접촉, 공력 마찰, 구동장치(견인전동기 및 구동기어)에 의한 소음과 진동이 주요 소음원이다.
차륜과 레일의 접촉에 의한 소음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반 철도차량과는 다르게, 고속철도차량은 200km/h 이상의 빠른 속도로 주행하기 때문에 열차 표면의 공기가 불규칙하게 흐름으로써 발생하는 공력소음이 소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공기저항 저감 최적화 모델을 기반으로 한 해석과 시험을 통해 공력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를 최적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MU-370은 EMU-320 고속차량 차량 대비 증속에 따른 공기저항 저감과 공력소음 발생을 최소하 하는 것이 차량 설계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전두부 형상 최적화, HVAC 매립 및 AC 모드박스 구조 변경을 통해 차량 옥상 돌출부를 최소화하여 차량 상부 공기흐름을 개선하였다. 또한 대차부 사이드 커버를 일부 적용하여 대차부 주위의 공기 흐름도 개선하였다.
차량 주위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압력변화는 공기저항 및 터널압력파 크기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차량 형상 개선으로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압력변화를 감소시켜 공기저항 뿐만 아니라 터널압력파 크기도 저감 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EMU-370 고속차량 형상 개선 설계를 통해 운영최고속도 370km/h에서 기존 EMU-320 차량 대비 15.1% 공기저항 저감 효과가 있는 것이 전산유체해석 결과 확인되었다. 본 해석 결과를 토대로 2024년에는 축소모형 시험을 통해 추가 검증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처럼 현대로템이 연구한 공기저항 개선 설계 방안을 통해 추진시스템 용량 최적화 및 공력소음 개선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내소음 저감 및 차음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
차량 주변에서 발생되는 소음원의 실내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체 바닥, 천장, 측벽 압출재 단면 프로파일을 최적화하는 연구도 진행했다. 저주파 차음성능 강화를 위한 해석 및 시험 결과, 압출재 및 스킨/리브의 최적화를 통해 차음성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견인전동기로 인한 구조기인 소음을 줄이기 위해 탄성마운트 기술을 적용하는 연구도 주요 설계 개선안에 포함된다. 250km/h 이상의 고속 주행시 발생하는 견인전동기 회전 가진 주파수 대역에서 견인전동기 강체 모드 공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탄성마운트 설계 요소 연구를 진행하고, 공진 회피를 위한 견인전동기 탄성마운트의 강성 설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이 다양한 소음원을 차단하고 저감하기 위한 설계 개선을 통해 370km/h의 고속 주행 시에도 승객 편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MU-370 고속차량 전두부 디자인 개발
EMU-370 전두부의 최종 디자인은 미학적 측면보다는 그동안의 연구 과정에서 도출한 전두부 공력 개선안을 최우선으로 반영하여 채택하였다. 또한 고속차량의 정제된 전두부 지오메트리 디자인에 차량의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적 특색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냈다.
370km/h급 고속철도차량은 우리나라의 경제적 편익 증가, 지역 균형발전 효과 극대화 등 다양한 효과를 불러오는 것은 물론,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력 확보하고 관련 국제 기준·표준을 선도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로템은 앞으로 남은 2년 간 370km/h급 고속철도차량 핵심기술 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EMU-370 양산화와 나아가 고속철 해외진출의 초석을 세우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