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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이 이노트랜스 2026에서 선보인 철도의 미래, 고속차량부터 수소·AI까지

철도는 앞으로 얼마나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을까. 어떤 에너지로 움직이고, 어떻게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까. 현대로템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철도기술 박람회 '이노트랜스(InnoTrans 2026)'에서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와 협업한 400km/h급 차세대 고속열차 디자인을 최초로 공개하고, 수소전기트램에서 동차와 기관차까지 확대되는 수소철도 기술을 선보였다. 또한 철도차량의 설계부터 운영과 유지보수까지 연결하는 에이전틱 AI 플랫폼 'RailLifeCare'를 공개하며 철도 운영의 미래도 제시했다.

이노트랜스 2026 현대로템 전시관 전경

9월 22일부터 25일까지(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엑스포센터 시티에서 열린 이노트랜스는 1996년 시작돼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이번 전시에는 전 세계 59개국 3,190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128개국에서 17만 5,591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현대로템은 실내에 2층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하고, 야외에는 국내에서 운행 중인 EMU-320(KTX-청룡) 실차를 전시했다. 실내 전시관에서는 차세대 고속열차를 비롯해 AI 기반 철도 솔루션, 첨단 철도기술, 수소모빌리티 등을 소개했다. 실제 운행 중인 고속열차부터 미래 철도 시스템을 구현할 기술까지, 현대로템이 축적해 온 기술력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400km/h급 차세대 고속열차, 속도를 넘어 새로운 이동 경험을 설계하다

400km/h급 차세대 고속열차 콘셉트 모델 전경

이번 이노트랜스 2026에서 가장 주목받은 전시 콘텐츠 중 하나는 400km/h급 차세대 고속열차(Next Generation HST) 디자인이었다. 현대로템이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와 협업해 개발한 콘셉트 디자인으로,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됐다. 설계속도 400km/h, 영업속도 370km/h를 목표로 하는 차세대 고속열차는 공기역학적 성능과 승객의 이동 경험을 함께 고려해 설계됐다.

고속열차에서 디자인은 단순히 외관을 결정하는 요소가 아니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공기저항과 압력파가 차량의 에너지 효율과 승차감 등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이러한 고속 주행 환경을 고려해 공기와 물의 저항에 적응하며 진화한 생물의 형태에서 영감을 얻은 생체모방(Biomimicry) 공력 디자인을 적용했다. 길게 뻗은 전두부와 매끄러운 차체 형상에는 공기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설계 방향이 담겨 있다.

객실 디자인에서는 승객의 편안함과 공간 활용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절제된 아름다움과 유려한 곡선 등 한국적 미감을 디자인에 반영하는 한편, 승객의 자세와 움직임을 고려한 인체공학적 설계를 적용했다. 객실 내부 구조도 새롭게 구성해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과 수하물 선반의 활용성을 높였다. 고속 주행 성능뿐 아니라 탑승부터 이동에 이르는 승객의 경험까지 고려한 것이다.

차세대 고속열차 객실 단면 모형 및 실내 디자인

이러한 차세대 고속열차의 구상에는 현대로템이 오랜 시간 축적해 온 고속철도 기술 개발 경험이 바탕이 됐다. 현대로템은 KTX 제작을 통해 고속철도차량 제작 경험을 쌓았으며, G7 국책과제와 KTX-산천을 거쳐 독자적인 고속차량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HEMU-430X를 통해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기술을 발전시켰고, EMU-260(KTX-이음)과 EMU-320(KTX-청룡)의 상용화에 이어 2025년에는 370km/h급 EMU-370의 핵심기술 개발을 마무리했다.

특히 EMU-370 개발 과정에서는 고속 주행 시 발생하는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전두부와 차체 하부, 지붕 등 차량 전반의 형상을 최적화했다. 그 결과 KTX-청룡 대비 공기저항계수를 약 12.3%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고속차량 기술이 발전할수록 차량의 형상과 구조를 최적화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EMU-370 공력 성능 개선 기술

현대로템은 고속차량 비전 발표 세션 ‘Beyond Speed, Designing Better Journeys(속도를 넘어, 더 나은 여정을 설계하다)’에서도 이러한 기술 개발의 방향성을 강조했다. 속도와 성능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운행 환경에서 신뢰할 수 있는 차량을 구현하고, 승객에게 더 나은 이동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폭염과 혹한, 산악 지형의 긴 터널 등 다양한 운행 조건을 갖춘 한국의 철도 환경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은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의 기반이 되고 있다. 실제로 현대로템은 우즈베키스탄 고속철 사업에서도 현지의 기후와 운행 환경을 고려한 차량 최적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차세대 고속열차의 디자인과 공간 구성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 콘텐츠도 마련됐다. 하이스피드 솔루션 존에는 고속열차의 외관과 VIP·비즈니스·스탠다드 객실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 축소 모형이 전시됐다. 관람객들은 VR 콘텐츠를 통해 베를린 중앙역에서 한국으로 이어지는 가상의 여정을 경험하고, 네 면이 LED 화면으로 구성된 미디어 씨어터에서 고속열차의 속도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야외 전시장에는 국내에서 운행 중인 EMU-320(KTX-청룡) 실차도 전시됐다. 관람객들은 차량에 직접 올라 일반실과 특실을 둘러보며 현대로템의 고속차량 기술이 실제 차량에 어떻게 구현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운행 중인 EMU-320부터 미래 고속철도의 모습을 담은 차세대 콘셉트 모델까지. 이번 전시는 현대로템이 축적해 온 고속차량 기술의 성과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함께 보여주는 자리였다.

수소전기트램에서 수소기관차까지, 확장되는 수소철도의 가능성

2024년 이노트랜스에서 현대로템은 수소전기트램 실차를 선보이며 수소 생산부터 공급과 활용까지 아우르는 수소모빌리티 솔루션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2년이 지난 이노트랜스 2026에서는 한층 구체화된 수소철도 기술과 사업 성과를 공개했다. 수소전기트램을 중심으로 추진해 온 기술을 다양한 철도차량으로 확대하며, 수소철도의 활용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진행된 수소모빌리티 비전 발표 세션 ‘Connecting Tomorrow with Hydrogen(수소로 내일을 잇다)’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강조됐다. 특히 수소전기트램은 기술 개발과 실증을 거쳐 실제 도시철도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로템의 수소전기트램은 울산 도시철도 1호선과 태화강역~장생포 노선, 대전 도시철도 2호선에 도입될 예정이다. 차량 내 수소연료전지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전차선 없이 주행할 수 있으며, 도심의 가선 및 관련 전력 공급 설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소모빌리티 존 전경 및 수소전기트램 전시 모습

수소전기트램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과 경험은 다양한 운행 목적의 철도차량으로 확대되고 있다. 도심 교통을 담당하는 트램에서 광역·지역 노선의 동차, 장거리 여객용 동력차, 화물 수송용 기관차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특히 전철화가 어려운 노선에서는 수소철도차량이 기존 디젤 차량을 대체할 수 있는 탈탄소 대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광역 및 지역 노선용으로 개발 중인 저상형 수소전기동차는 최고 설계속도 110km/h를 목표로 한다. 승객이 승하차하기 편리한 저상 구조와 동력분산식 구동 방식을 적용해 다양한 수송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장거리 여객용 수소전기동력차는 열차 양 끝에 연료전지 동력차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220km/h급 운행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화물 수송 분야에서는 기존 디젤기관차를 대체하기 위한 수소전기기관차 핵심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운행 목적과 요구 성능에 따라 다양한 출력에 대응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3MW급 수소전기기관차는 고출력이 필요한 화물 수송에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소철도차량 라인업 및 운행 목적 비교

다양한 차량에 필요한 출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연료전지 파워시스템(FCPS, Fuel Cell Power System)이다. 현대로템은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연료전지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별 요구 출력에 따라 연료전지 모듈을 조합하고 통합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3MW급 수소전기기관차에는 FCPS 6기를 통합 제어하는 구성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련 연료전지 모듈도 함께 선보이며 수소철도차량의 핵심 동력 기술을 소개했다.

수소철도차량에는 연료전지와 배터리를 함께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구동 방식이 적용된다. 연료전지가 생산한 전력을 차량 구동에 활용하고, 배터리는 가속이나 경사 구간 등 순간적으로 높은 출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전력을 보조한다. 또한 제동 과정에서 회수한 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해 다시 활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수소철도의 확대를 위해서는 차량 기술뿐 아니라 안정적인 수소 공급 환경도 중요하다. 수소의 생산과 저장, 운송, 충전 인프라가 차량 운영과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 기술 역량과 연계해 차량부터 에너지 공급 인프라까지 아우르는 통합 수소모빌리티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2024년 수소모빌리티의 청사진을 제시했던 현대로템은 이번 이노트랜스 2026에서 실제 도시철도 사업과 다양한 차량 개발 계획을 통해 그 비전을 더욱 구체화했다. 수소전기트램을 시작으로 여객과 화물 수송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가며, 운행 환경과 수송 목적에 맞는 수소철도 솔루션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철도차량의 전 생애주기를 연결하는 AI 플랫폼, RailLifeCare

철도차량은 제작된 이후 수십 년에 걸쳐 운행된다. 설계와 제작, 시험을 거쳐 운행에 투입되고, 운행을 시작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점검과 정비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는 설계 도면과 품질 기록, 운행 데이터, 고장 및 정비 이력 등 방대한 정보가 축적된다. 하지만 각 단계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서로 연결하고 활용하는 데에는 여전히 과제가 존재한다.

현대로템이 이번 이노트랜스 2026에서 처음 공개한 ‘RailLifeCare’는 이러한 데이터를 연결해 철도차량의 전 생애주기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플랫폼이다. 설계·제작부터 운영과 유지보수까지 축적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상황을 분석하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측하며, 필요한 조치를 제안한다. 사용자가 이를 검토하고 실행한 결과는 다시 데이터로 축적돼 이후의 의사결정에 활용된다.

설계·제작 단계에서는 AI를 활용해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고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높인다. 고객 요구사항과 설계 변경 내용을 검토하거나 기술문서를 작성·번역하는 작업을 자동화하고, 설계 변경 사항이 관련 부품과 생산 과정에 일관되게 반영되도록 지원한다. 실제로 호주 QTMP(Queensland Train Manufacturing Program) 사업에서는 AI를 활용한 설계 변경 추적을 통해 연간 약 1,600시간의 관리 업무를 줄이고 수작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했다. 또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면 차량과 생산 공정을 가상 공간에 구현해 실제 제작 전에 설계와 공정을 검증할 수 있다.

차량이 운행을 시작한 이후에는 운행 데이터가 효율적인 운영과 차량 상태 관리에 활용된다. 디지털 트윈을 통해 예측한 운행 상태와 실제 운행 데이터를 비교해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에너지 소비를 예측해 효율적인 운전 방식을 도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을 최적 운전 모드인 ‘스마트 크루즈(Smart Cruise)’에 적용한 고속열차 시험에서는 약 10%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

유지보수 단계에서는 AI가 고장 원인을 분석하고 정비 업무를 지원한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은 AI 기능을 강화한 유지보수 관리 시스템 ‘MMIS+(Maintenance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를 태블릿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기관사가 고장 상황을 음성으로 입력하면 AI가 고장 유형을 분류하고, 관련 매뉴얼과 과거 사례를 검색해 적절한 조치 방법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최종 조치는 담당자가 관련 정보를 검토한 뒤 결정한다.

MMIS+ 태블릿 체험 및 AI 유지보수 시스템 시연 장면

이와 같은 AI 기반 유지보수 기술은 실제 해외 철도 사업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호주 NIF(New Intercity Fleet) 사업에 적용된 AI 헬프데스크는 고장 조치 방법을 검색하는 시간을 90% 이상 단축했으며, 자동 고장 분류 시스템은 분류에 소요되는 시간을 60% 이상 줄였다. 이 밖에도 현대로템은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의 잔여 수명을 예측하고, 판토그래프 집전판의 마모 상태를 영상으로 원격 진단하는 상태기반 정비(CBM, Condition-Based Maintenance)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RailLifeCare의 중요한 특징은 각 단계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다음 단계에 다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운행과 유지보수 과정에서 확인한 차량 상태와 고장 이력은 이후 차량의 설계 개선과 성능 검증에 활용될 수 있다. 설계에서 운행과 정비로 이어진 데이터가 다시 설계로 돌아가는 순환 구조를 통해 차량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효율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한편 철도차량과 운영 시스템의 연결이 확대될수록 사이버보안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현대로템은 국내 철도업계 최초로 산업제어시스템 사이버보안 국제표준인 IEC 62443 인증을 획득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해당 인증과 호주 QTMP 사업에 적용한 사이버보안 기술을 함께 소개했다. AI와 데이터 기반 철도 시스템의 발전에 발맞춰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운영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다.

AI 관제와 자율주행 트램으로 그린 미래 스마트 수소도시

AI의 역할은 철도차량의 설계와 유지보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현대로템은 이번 이노트랜스 2026에서 AI가 열차의 운행과 관제를 지원하고, 나아가 도시의 교통·에너지 시스템과 연결되는 미래 운영 환경도 제시했다.

AI 솔루션 존 한가운데 전시된 가로 2.6m, 세로 1.6m 크기의 자율주행 트램 디오라마가 대표적이다. ‘Hydrogen in Motion, Intelligence in Control(수소로 움직이고, 지능으로 제어한다)’을 주제로 한 이 디오라마는 AI 관제 시스템과 자율주행 트램이 함께 움직이는 스마트 수소도시의 하루를 모형과 영상으로 구현했다.

AI 관제 및 자율주행 트램 스마트 수소도시 디오라마 전경

디오라마에 담긴 미래 운영 시나리오의 바탕에는 현대로템이 개발해 온 자율주행 기술이 있다. 현대로템은 2026년 철도차량용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개발을 완료했다. 라이다 센서와 AI 기반 충돌 방지 알고리즘을 활용해 차량 전방의 사람과 구조물 등 장애물을 인식하고 위험 상황을 감지하는 기술이다. 자동차와 보행자, 자전거가 함께 이동하는 도로 위를 달리는 트램의 특성상 이러한 위험 감지 기술은 특히 중요하다. 현대로템은 이를 기반으로 향후 수소전기트램의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디오라마에서 펼쳐지는 스마트 수소도시의 하루는 관제사가 AI 관제 시스템에 접속하면서 시작된다. AI 에이전트가 전날 운행 실적과 당일 특이사항을 분석해 브리핑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운행 스케줄을 제안한다. 제안된 스케줄은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먼저 시뮬레이션을 거쳐 검토되며, 관제사의 최종 승인 후 실제 운행 계획에 반영되는 시나리오다.

열차 운행이 시작된 이후에도 AI는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관제 업무를 지원한다. 승객 증가로 열차 지연이 예상되면 증편을 제안하고, 추가 투입된 열차가 앞뒤 차량과 적절한 운행 간격을 유지하도록 조정한다. AI가 운행 상황을 분석해 대안을 제시하고, 디지털 트윈이 이를 사전에 검토하며, 사람이 최종 판단하는 운영 체계를 보여준다.

AI 기반 열차 운행 및 관제 프로세스

예기치 못한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모습도 구현했다. 무인으로 운행하는 트램에서 승객이 쓰러지는 상황을 가정하면, 차량 내부의 AI CCTV가 이상 상황을 감지해 관제 시스템에 알린다. 관제센터는 전달된 정보를 바탕으로 필요한 대응을 수행하고, 주변 열차의 운행 상황도 함께 조정한다. AI 기반 감지 기술과 관제 시스템이 연계돼 승객의 안전을 지원하는 미래 운영 시나리오다.

디오라마의 시야는 열차 운행을 넘어 도시 전체로 확장된다. 태양광과 풍력으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수전해 설비에서 그린수소를 만들고, 이를 트램과 버스, 승용차, 수소열차 등의 에너지원으로 공급하는 구상이다. 위험한 작업 현장에는 로봇을 투입하고, AI 관제센터에서는 도시의 교통과 에너지 흐름을 통합적으로 살핀다.

현대로템은 이번 전시에서 이러한 구상을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하는 새만금 AI 수소도시와 연결해 소개했다.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교통수단과 AI 기반 운영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미래 도시의 모습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디오라마는 철도차량이 스스로 위험을 감지하는 기술에서 출발해, AI가 열차 운행을 지원하고 도시의 교통·에너지 시스템까지 연결되는 미래를 보여줬다. 개별 차량의 지능화를 넘어 철도 운영과 도시 모빌리티 전반으로 확장되는 AI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였다.

이노트랜스 2026에서 현대로템이 선보인 기술은 고속철도, 수소모빌리티, AI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지만, 그 방향은 하나로 연결된다. 더 빠르고 편안한 이동을 위한 차세대 고속차량 기술, 다양한 운행 환경에 대응하는 친환경 동력 시스템, 그리고 철도차량의 설계부터 운영과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AI 기반 솔루션이다.

이번 전시는 현대로템이 그동안 축적해 온 철도차량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차량의 제작을 넘어 철도 시스템 전반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기술을 제시한 자리였다. 실제 운행 현장에서 검증해 온 기술과 미래를 위한 새로운 시도를 통해, 현대로템은 각국의 철도 환경과 고객의 요구에 맞는 모빌리티 솔루션을 구체화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