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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독자 개발 토털 신호시스템 솔루션’ 앞세워 K-철도 세계화 날개 단다

현대로템이 철도 지상신호시스템의 주요 장치인 전자연동장치와 관제시스템의 독자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차상신호시스템에 이어 지상신호분야까지 핵심 기술의 내재화에 성공한 현대로템은 토털 신호시스템 솔루션을 갖춘 종합 철도신호시스템 전문기업으로서 세계 철도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2024년 12월 서부광역메트로가 발주한 대장-홍대선 철도의 신호시스템 사업을 수주했다. 대장-홍대선은 경기도 부천 대장지구와 서울 홍대입구역간 약 20km를 잇는 광역철도로, 현대로템은 이 노선 철도차량의 안정적인 무인 운행에 필요한 한국형 도시철도 신호시스템(KTCS-M)을 공급하게 된다. KTCS-M은 현대로템이 정부 국책과제로 지난 2014년에 국산화 연구개발에 성공한 차세대 철도 신호시스템으로, 4G 무선통신인 철도전용무선통신망(LTE-R)을 적용해 실시간으로 차량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신호시스템이다. 대장-홍대선 신호시스템 사업은 현대로템의 첨단 국산화 열차신호시스템이 도입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와 함께 현대로템은 최근 KTCS-M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 궤도회로와 신호기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차량의 안전한 운행을 보장하는 지상신호시스템의 핵심 설비인 전자연동장치와 관제시스템 개발에 성공하면서 신호시스템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전자연동장치는 독립안전평가기관(ISA)으로부터 안전무결성등급(SIL) 중 최고등급인 SIL 4, 관제시스템은 SIL 2를 획득하는 등 안전성에서도 인정받았다.

현대로템이 선도해온 한국형 열차신호시스템 개발과 최근 독자적으로 개발한 전자연동장치 및 관제시스템의 의미를 살펴본다.

철도 신호시스템이란?

철도 신호시스템의 개념도 (source: 철도시설공단)

열차는 운행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정확한 신호에 따라 운행돼야 하며, 많은 승객이 탑승하는 이동수단인 만큼 안전한 작동이 필수다. 이처럼 열차가 정확하고 안전하게 운행될 수 있도록 하는 열차의 제어 체계를 ‘신호시스템’이라고 한다.

철도 신호시스템은 열차 내부(차상), 관제센터에 설치되어 시스템 간 실시간 네트워킹을 통해 열차의 안전한 운행을 지원한다. 또한 지상, 신호등, 선로전환기, 건널목, 궤도 회로, 안전설비 등 모든 장치가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정교한 구축과 운용이 요구된다.

철도 신호시스템 구성도

철도신호시스템은 크게 ‘차상신호시스템’과 ‘지상신호시스템’으로 구분한다. 차상신호시스템은 철도차량 내부에 설치되어 실시간으로 차량의 위치를 연산하여 추돌 혹은 충돌을 방지하는 열차 방호기능(ATP)을 기본으로 하며 열차 간 간격 유지, 진로 연동, 속도 제한 등의 신호 명령을 통해 열차를 동작시킨다. 최근에는 운영 편의를 위한 자동운전 또는 무인운전 기능(ATO)이 추가되는 추세이다.

지상신호시스템은 이보다 훨씬 다양한 설비와 복잡한 구조로 구성된다. 신호기, 선로전환기, 궤도회로 등 지상의 선로변 설비와 연결돼 열차의 진로를 제어하는 ‘전자연동장치(EIE, Electronic Interlocking System)’, 차랑 위치를 기반으로 알맞은 속도를 운전실에 제공해 열차의 속도를 제어하는 ‘지상신호장치(WATC, RBC 등)’, 그리고 전자연동장치 및 자동열차제어장치와 열차 운행정보를 주고받으면서 노선 내 모든 열차와 설비의 상태를 감시하고 제어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관제센터(ATS, Automatic Train Supervision)’가 대표적인 지상신호시스템 구성요소이다.

철도 신호시스템 안전성 검증을 위한 현대로템의 노력

철도 신호시스템은 고장이나 오류가 발생하면 열차 추돌이나 탈선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독립안전성평가기관(ISA) 으로부터 안전성을 검증받는 과정은 필수이다. 신호시스템과 관련해 취득할 수 있는 안전성 인증으로는 대표적으로 EN(European Norm) 또는 IEC Standards(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ion Standards)에 따라 독립안전성평가기관(ISA)이 발급하는 ‘안전무결성수준(SIL, Safety Integrity Level)’ 인증이 있다.

SIL은 철도, 원자력 발전, 의학용 기기 등 산업분야 장비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측정해 등급별로 인증하며, 안전 기능에 대한 위험도, 즉 고장발생빈도에 따라 1~4등급으로 분류된다. 1등급은 1~100년 사이에 고장 발생 가능성이 있는 수준, 2등급은 100~1,000년 사이, 3등급은 1,000~1만년 사이의 고장 발생 가능성을 의미한다. 최고등급인 4등급은 고장 발생 가능성 기준을 1만~10만년으로 둔다. 등급 숫자가 커질수록 신호시스템의 고장 발생 가능성은 낮아진다.

안전무결성수준(SIL, Safety Integrity Level) 인증의 등급 구분

국내의 경우 2018년 철도안전법 개정에 따라 신호보안장치 SIL 4가 의무화 되었으며, 최근 대부분의 해외 프로젝트에서도 신호시스템의 SIL 4 인증을 요구하고 있어 새롭게 개발되는 신호시스템에 대한 SIL 4 인증 획득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되었다.

현대로템은 2014년 CBTC 무선통신기반 열차제어신호시스템(카자흐스탄 알마티 메트로)을 시작으로 KRTCS(現 KTCS-M), ETCS-L2(現 KTCS-2), 이집트 카이로 2호선 ATP/ATO, KTCS의 핵심 구성품인 발리스 전송모듈(BTM, Balise Transmission Module) 등 다수의 차상신호시스템에 대하여 SIL 4 등급 인증을 획득하였으며, 현재 진행중인 대전 2호선 수소트램, EMU-260 및 EMU-320 고속차량프로젝트에 적용될 신호시스템에 대해 SIL 4 인증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로템 철도 신호시스템의 SIL4 인증 획득 현황 

기술을 내재화하여 단기간 SIL 4 인증 및 철도용품 형식승인 획득 성공

현대로템은 2022년 2월 전자연동장치 독자 개발을 시작한 지 33개월 만인 2024년 10월, 독립안전성평가기관(ISA)로부터 SIL 4 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현대로템 최초로 국토교통부에서 발행하는 철도용품 형식승인 증명서도 획득했다. 형식승인은 신청부터 발급까지 보통 1년 이상 소요되지만, 계획 단계에서부터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긴밀하게 협업하고, 검사기관의 요구사항에 발빠르게 대응한 결과 인증 기간을 단축해 약6개월 만에 증명서 획득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이 독립안전성평가기관(ISA)으로부터 획득한 안전무결성등급(SIL) 인증서. 전자연동장치는 최고등급인 SIL4 인증을 받았다.
현대로템이 독립안전성평가기관(ISA)으로부터 획득한 안전무결성등급(SIL) 인증서. 관제시스템은 SIL2 인증 획득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이 국토교통부로부터 획득한 철도용품 형식승인 증명서.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의 소통으로 인증 기간을 크게 단축했다.

이번 전자연동장치 개발은 SIL 4 및 국내 철도규격(KRS SG 0015-20) 준수라는 목표를 달성한 것뿐만 아니라 전자연동장치 본연의 기능인 제어 능력에 있어서도 진일보했다. 최신 고사양 H/W를 적용해 안정적인 제어 처리 성능을 확보하는 한편 집중형 구성뿐만 아니라 분산형 구성도 가능하게 하여 발주처의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게 하였다.

* 집중형 전자연동장치 : 연동역마다 연동논리랙을 배치한 구성
* 분산형 전자연동장치 : 연동논리랙은 한 곳에 위치(주로 차량기지 신호기계실)하고 각 연동역에는 입/출력부만 배치한 구성

전자연동장치의 주요장치 구성

무엇보다 관련 제품을 개발하여 그 기술을 내재화한 것이 가장 중요했다. 타사 제품을 사용하는 신호시스템은 다른 장치와의 인터페이스가 어렵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현대로템은 이번 개발을 통해 이러한 부분을 해소했다는 점에 특별한 의의를 둔다.

관제시스템은 전자연동장치와 함께 2022년 초 개발에 착수해 약 2년 뒤인 2023년 12월 독립안전성평가기관(ISA)으로부터 SIL 2 인증을 획득했다. 기능의 모듈화를 통해 트램, 도시철도, 간선철도 등 다양한 시스템에 병행 적용이 가능하도록 구현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관제시스템 개발을 통해 어떤 노선이나 차량에도 무인운전 적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특히, 관제는 운영사의 요구사항이 많이 반영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이번 개발로 맞춤형 설계뿐만 아니라 납품 이후 유지보수와 관리 효율성까지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제시스템의 인터페이스 구성도

* TCC(Train Control Computer) 관제시스템의 메인서버(열차제어컴퓨터)
* MSC(Management Support Computer) 관제시스템의 스케줄 관리 서버(운영관리컴퓨터)
* LDP(Large Display Panel) 각종 운행정보 표시하는 종합상황판(운행상황패널)
* OC(Operator Console) 현장설비, 열차상태, 열차스케줄의 표시 및 제어
* MC(Maintenance Console) 각종 경보나 이벤트 등의 정보를 확인해 원활한 유지보수를 지원
* PC(Programmer Console) 오프라인 스케줄 작성 및 조회, 오프라인 스케줄 검증 요청 및 결과 확인, 운행실적 스케줄 조회 등의 기능 수행

현대로템은 이번 지상신호시스템 핵심 설비의 독자 개발을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레일솔루션연구소 시험동에 별도의 ‘통합 신호시험실’을 신규 구축하고 장치 간 통합 인터페이스 구현과 기능 사전 시험을 통해 필드 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는 통합시험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이 곳에서 전자연동장치, 관제시스템, RBC, 시뮬레이터 등의 설비를 마련하고 각 시스템간 조합 기능시험을 진행한다. 본선 설치 전 실 장치 간의 물리적/논리적 인터페이스를 확인하고, 다양한 케이스에 대한 시험을 진행해 필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장애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전자연동장치 및 관제시스템 독자 개발이 갖는 의미 

이번 전자연동장치와 관제시스템 독자 개발은 지상신호시스템 핵심 설비를 국산화한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도심형 철도와 경전철에 적용하여 완전 무인 열차 운행이 가능한 KTCS-M 신호시스템에 적용되는 전자연동장치는 무인운행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일반열차를 위한 신호시스템보다 고도화된 기술수준이 요구된다. 전자연동장치는 도시철도부터 일반철도, 고속열차, 트램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노선에나 변형해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대로템은 이번 개발로 철도 신호사업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에서 인증하는 철도용품 형식승인 및 SIL 4 인증 획득은 현대로템에 더욱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먼저, 철도용품 형식승인을 획득함에 따라 국내에서 발주되는 다양한 지상신호 사업에도 참여가 가능해졌다. 여기에 SIL 4 인증 획득은 유럽 EN 규격에서 요구하는 최신의 기술표준을 준수했음을 증명하는 것인 만큼 해외 철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독자 개발에 성공한 현대로템 지상신호시스템의 사업화 진행현황

현대로템은 국내 철도환경을 고려해 고속열차, 전동차, 트램 등 다양한 종류의 열차에 맞는 한국형 철도 신호시스템 개발에 늘 앞장서왔다. 그동안 현대로템이 개발한 기술이 적용된 신호시스템이 속속 영업 운행을 시작하면서 적용 노선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지상신호시스템의 핵심 설비 기술을 내재화하면서 현대로템은 차상과 지상을 아우르는 토털 신호시스템 솔루션(차상신호, 지상신호, 연동장치, 관제시스템 등)을 갖춘 종합 철도 신호시스템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글로벌 철도시장이 차량과 신호시스템을 일괄 발주하는 추세에 있음을 고려하면, 이번 토털 신호시스템 솔루션 확보는 현대로템의 차량 라인업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어 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시스템에 대한 CS, 품질관리 등 실제 필드에서의 운용과 관련한 부분을 보완하여 국내 철도 신호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용 실적을 쌓고 그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여 K-철도의 해외진출에 더욱 가속도를 낼 계획이다.